[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 개, 고양이 할 것 없이 포유동물 무차별 감염시킨다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 개, 고양이 할 것 없이 포유동물 무차별 감염시킨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0-10-05 18:00
업데이트 2020-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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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파충류, 어류는 코로나 감염 가능성 낮아
포유동물은 감염후 증상 없이 ‘병원균 저수지’ 가능성도

사람과 가까운 포유동물 코로나19에 특히 취약
사람과 가까운 포유동물 코로나19에 특히 취약 최근 포유동물, 특히 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동물들은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사람에게 감염되고, 사람에게 재감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럽동물연구협회 제공
‘코로나는 감기와 비슷하다’, ‘마스크는 필요할 때만 쓰면 된다’는 등의 비과학적 망언을 일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소식은 코로나는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최근 과학자들이 유인원은 물론 개나 고양이, 양, 염소, 소, 돼지 등 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동물까지 포유류는 대부분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 런던대(UCL) 구조·분자생물학과, 말레이시아 국립대 생물정보학과 공동연구팀은 포유동물의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의 215종의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에 침투할 때 활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ACE2 단백질의 결합 안정성을 확인했다. 코로나19가 신체에 효과적으로 침투하기 위해서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 체내의 ACE2 단백질과 안정적으로 결합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두 단백질 사이의 결합 안정성에 따라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분석 결과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보노보 같은 유인원과 양은 물론 개, 고양이 같이 사람들과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동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사람들과 접촉이 잦은 26종의 포유동물들은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이 동물을 감염시킬 뿐만 아니라 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쥐, 마카크 원숭이, 고양이, 개, 밍크, 사자, 호랑이 등 기존의 실험실 연구에서 확인한 코로나19 감염 결과와 일치한다.

또 조류나 어류, 파충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포유동물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 가축에 의해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멸종위기에 처한 포유동물을 위협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동물들은 인간과 달리 박쥐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바이러스만 보유하고 있는 ‘병원균의 저수지’ 역할을 하며 인간을 재감염시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조앤 산티니 UCL 교수(미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재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반려동물이나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대규모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동물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그동안 사람들이 수행해 왔던 것과 방역법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일단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은 격리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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