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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이 쏘아 올린 ‘안익태 친일‘…與 애국가 교체 입장은?

김원웅이 쏘아 올린 ‘안익태 친일‘…與 애국가 교체 입장은?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20-08-17 16:45
업데이트 2020-08-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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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친일, 친나치, 표절 주장하며 교체 요구
친일인명사전 올랐으나 논란 현재진행형
이낙연 “친일 잔재 청산 불충분”
통합당 “증오의 굿판에 文대통령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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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광복절 75주년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를 ‘민족반역자’로 부르며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정치권 논란이 다시 불이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국립현충원 친일 인사 ‘파묘’ 주장까지 더해 정치권이 이념논쟁에 빠져들고 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안익태를 친일 인사로 규정했다. 김 회장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서도 “국가를 한 번도 안 바꾼 나라가 딱 하나인데 일본이다. 그마저도 일본을 따라가야 하느냐”며 국가 교체를 요구했다.

또 김 회장은 “독일 정부에 요청해서 최근에 받은 자료에 의하면 안익태 씨가 만주국, 일본의 괴뢰국 건국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베를린에서 나치 고위층과 함께 연주를 하는데 지휘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는 1942년 9월 안익태와 베를린교향악단의 ‘만주국 환상곡’ 초연을 뜻한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안익태의 친일, 친나치, 표절을 주장했다.

안익태는 친일인명사전에 올랐으나 친나치 행적이나 표절 의혹은 학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출간한 ‘안익태의 극일 스토리’는 “안익태는 정치인이 아니다. 따라서 그의 삶과 예술을 정치적인 행위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다”고 주장한다. 반면 ‘안익태 케이스’의 저자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음악적 가치가 아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애국가가 적절하고 합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 논쟁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일 정서가 고조되자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국회에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라는 긴급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공청회에 참석한 이 교수는 “부마 항쟁, 광주 항쟁, 6월 항쟁 때도 불려온 애국가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용서가 되지만 친일 행적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알고도 계속 부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전력 구축방안 세니마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처음으로 이 의원을 앞섰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전력 구축방안 세니마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처음으로 이 의원을 앞섰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애국가 교체 주장에는 별다른 입장 없이 큰 틀에서 김 회장에 공감대를 표하며 미래통합당에 화살을 돌렸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 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아닌가”라며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라고 통합당을 겨냥했다. 또 친일 인사 파묘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대상 선정이나 접근방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김남국 의원은 애국가 교체 주장에 “애국가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가진 어떤 자긍심, 상징이라고 하는 것, 또 익숙함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님의 어떤 친일 행적과는 사실은 분리해서 평가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간의 행적을 기록한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간의 행적을 기록한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은 “증오의 굿판,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은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광복 이후, 5·18때에도 불러온 애국가는 민족반역자의 노래가 되어버렸고, 애국가를 부르는 국민마저 무지몽매한 듯 폄하되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의 발언 직후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치고 있다”며 “증오의 굿판을 벌여 다시 이 나라를 정쟁의 제단에 바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김 회장을 옹호하고 나선 민주당 인사들 역시 김원웅식 역사관에 동조하는 것인가. 애국가를 바꿔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또 “빈약한 역사인식, 편향된 역사는 대한민국을 북한 같은 봉건왕조 3대 세습 국가로 후퇴시키고 북핵위협에 굴복하는 나라로 만들 뿐”이라며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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