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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 요구

민주노총,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 요구

고혜지 기자
고혜지, 김주연 기자
입력 2019-12-30 22:58
업데이트 2019-12-31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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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노총이 대화 외면” 여론에 반박 회견

경사노위 벗어난 별도의 대화 틀 제안
“민주노총과 대화 안 하는 정부가 폭력적”
‘독자 정당 창당’ 조합원 설문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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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처음으로 제1노조에 올라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대 노총과 기업(사용자) 대표, 정부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공식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벗어난 별도의 대화 채널을 언급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0일 정부에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지 말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대화에 대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 민주노총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전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제1노총’ 거듭난 민주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는 여론이 높아진 데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 8035명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93만 2991명보다 3만 5044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조합원 233만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41.5%, 한국노총이 40.0%였다. 민주노총은 올해 초 기준으로는 조합원 수가 100만명이 넘었다며 명실상부 최대 노동단체가 됐다고 밝혔다.

이런 영향력을 등에 업은 김 위원장은 정부에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 상황을 핑계로 대며 추진하는 노동 개악, 특히 주 52시간 제도를 형해화(형식만 있고 가치가 없게 됨)시키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직접 고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 노조 철회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고 행정 조치로 가능한 부분을 하는 것을 (정부 태도 변화의) 중요 지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의 틀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정부와 교섭, 협의, 대화를 통해 개혁 의제를 놓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관계가 발전하려면 투쟁도 필요하지만 교섭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정부에 다양한 교섭의 틀을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노총으로서 정부와 마주 앉는 단독 교섭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경사노위가 ‘정치 과잉화’돼 있지 않은가”라며 “여기에 들어오지 않으면 (민주노총과)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정부가 폭력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년 2월 17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조합원과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당장 대의원대회에서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조합원 설문조사에 민주노총의 독자 정당을 창당하는 방안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복수 진보 정당 시대에 민주노총이 특정 정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으로 대응할지 설문조사를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2019-12-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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