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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장관도 알았는데…커지는 법무부 대응 논란

‘성추행 의혹’ 장관도 알았는데…커지는 법무부 대응 논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2 17:19
업데이트 2018-02-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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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검사측 “장관 지시에도 이뤄진 것 없어”…朴장관 이메일도 공개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기에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까지 관련 사실을 알렸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법무부는 물론 박 장관이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당시 서 검사의 명확한 진상조사 요구가 없어 성폭력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인사 불이익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 검사 측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어서 법무부의 대응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는 향후 검찰 진상조사단이 규명해야 할 쟁점으로 남게 됐다.

서 검사 측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2일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에서 서 검사가 지난해 9월 29일 검찰 내부망으로 박 장관에게 보냈다는 이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서 검사의 이메일에는 성추행 피해사실과 이어진 부당인사에 관한 개략적인 설명과 함께 장관 면담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 검사 측은 작년 10월 18일 박 장관이 보냈다는 답장 이메일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김 변호사는 메일 공개에 앞서 지난달 31일 JTBC에 출연해 “서 검사가 박 장관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이후 박 장관의 진상파악 지시가 내려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다음 날인 1일 오전 “박 장관은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부인하면서 사태가 한때 이메일 수신을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듯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같은 날 오후 3시께 “박 장관이 지난해 서 검사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즉시 해당 부서에 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을 바꾸면서 공방이 일단락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명이 바뀐 것에 대해 “박 장관이 서 검사 메일 수신 사실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했다. 평소 쓰는 법무부 메일함에서도 서 검사의 메일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가, 평소 쓰지 않는 검찰 내부 메일함에서 서 검사의 메일을 뒤늦게 발견해 착오가 생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는 서 검사의 내부 진정과 관련해 유효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혀 추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법무부 관계자는 2일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 관련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 지시로 작년 11월 법무부 검찰국 간부가 서 검사와 면담을 했고 면담 과정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과 그 이후 인사 불이익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담 이후 통영지청장에게 해당 사실을 연락하고 서 검사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며 “그것이 최선책까지는 아니더라도 법무부가 취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면담 당시에는 성추행 문제에 관한 진상조사 요구가 없었다”며 “피해자 본인의 조사 요구가 없던 상황에서 감찰이나 진상조사에 나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결국 해당 부서에서 서 검사의 인사자료 정도만 살펴보고서 직속상관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라”라고 전하는 선에서 조치를 마무리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서 검사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박 장관에게까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던 만큼 법무부의 진상조사 내지는 적절한 조처가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졌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성폭력피해자가 어느 조직 내에 있든지 간에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피해사실을 호소한 이후에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 사회적 인식개선이다”라고 밝혔다.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이끄는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피해회복 조사단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법무부의 대응 조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조 단장은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장관도 조사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철저히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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