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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쌓는 트럼프…中 보란 듯 군사옵션 언급

명분 쌓는 트럼프…中 보란 듯 군사옵션 언급

한준규 기자
입력 2017-08-13 22:28
업데이트 2017-08-1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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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가능성 열어놔 중국 요구에 구색 맞춰…北 선제타격 가능성은 미국 내 의견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관련 발언이 지속적으로 냉·온탕을 들락거리고 있다. 최근만 해도 지난 10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을 항상 고려하고 있다”더니 다음날 “북한 문제의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며 자신의 발언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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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관련, 일부 현지 언론과 북한 전문가들은 발언의 1차적 대상이 ‘북한’이 아닌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대화든, 군사적 해결이든 선택은 중국에 달렸다’는 점을 알려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발언도 중국에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군사옵션 일변도 발언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요구하는 북·미 대화에도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구색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지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북 군사옵션’ 발언은 더욱 ‘중국 압박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워싱턴에서는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것은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CNN은 12일 “중국이 북핵 프로그램과 김정은 정권을 싫어하지만, 북한 정권이 붕괴해 서울이 수도가 되는 통일한국을 더욱 기피한다”고 중국의 소극적인 대북 압박 이유를 설명하면서 “중국은 북한산 석탄 수입 중지 유지와 연료 수출 중단, 중국은행과 북한기업의 거래 중단, 외화벌이 노동자 불허 등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수단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도 “북한 정권의 붕괴로 남북통일이 된다면 동북아에서 중국의 위상이 아주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이 현실화할 것인지에는 미국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선제타격 등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군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강조한 것은 대북 선제타격의 시나리오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을 겨냥해 사용 가능한 군사 시나리오와 이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제시하는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앞다퉈 내놓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08-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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