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음주운전은 고의적인 살인행위…아내 음주운전 송구스럽게 생각”“대법원장에 지나치게 권력 집중… 헌법·법률이 지향하는 바 아냐”
사법개혁 관련 소신 발언 눈길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배우자의 음주운전, 세금 체납 의혹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세 자녀의 조기 유학이 불법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소신과 곤혹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을 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는 조재연 대법관 후보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자녀를 불법으로 유학 보냈다는 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지적에 “관련 규정이 해외 유학을 원천 금지하는 규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알아보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겠다. 불법인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곽 의원은 또 조 후보자가 두 차례나 세무조사를 받은 것을 지적하면서 “사법 정의를 바로잡아야 할 대법관의 영(令)이 설 리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우려하는 바를 깊이 새겨서 처신에 조심하겠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사법개혁에 관해서는 소신껏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법원장 권한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질의에 “대법원장에게 사법부 인사·예산권 등 권력이 지나치게 쏠린 것은 당연히 고칠 필요가 있다”면서 “특정인에 쏠린 권력을 분산하고 사법부 내부 민주화를 요구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들이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계급화하는 것은 헌법이나 법률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에서는 각각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청와대는 이들의 보고서를 10일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7-07-06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