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후 첫 특검 소환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검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2017.2.18 연합뉴스
이 부회장이 수의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만큼,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비서실장,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체부 장관 등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계속 사복을 입고 특검에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측에 자금을 지원한 경위와 부정 청탁 여부를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때까지 대가성 없이 강요에 의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례 독대 과정에서 오간 대화를 복원하는데도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19일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최씨 측에 건너간 430억원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가라고 결론 내렸다. 2015년 7월 삼성 합병 이후 순환 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 과정, 삼성생명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 추진에 청와대가 측면 지원한 사실이 ‘대가관계’를 밝히는데 새로운 증거가 됐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에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소환됐다. 우 전 수석은 최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