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뇌부 ‘뇌물죄’ 수사 급류… 이재용 소환 조여 가는 특검

삼성 수뇌부 ‘뇌물죄’ 수사 급류… 이재용 소환 조여 가는 특검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1-09 18:10
업데이트 2017-01-0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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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장충기 소환 조사 안팎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삼성그룹에 대한 뇌물죄 수사가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 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을 코앞에 두고 있다.

특검에 소환된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
특검에 소환된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작업과 최순실씨 측에 대한 금전 지원 실무를 총괄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이날 최 실장과 함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장충기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특검은 9일 삼성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66)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이날 오전 10분 차이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굳은 표정으로 정유라(21)씨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원 지시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특검 사무실로 향했다.

특검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뇌물죄 등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 “기대해도 좋다”면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특검은 삼성그룹이 대가성 지원을 했다는 구체적인 증언과 정황 등을 포착하고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필요할 경우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대질심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사 중에 (두 사람의 참고인 신분이) 피의자로 변동될 가능성도 항상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소환 조사가 이르면 이번 주로 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61·구속 기소)씨가 소유했던 독일 현지법인의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가 실질 소유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한 사실 등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의 대가라고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삼성전자 실무자들이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윗선의 지시에 의해 승마협회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에 지원을 한 것”이라며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유일하게 만난 이 부회장의 지시에 의해 지원이 이뤄졌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특검의 뇌물죄 관련 수사의 핵심인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SK와 롯데, CJ 등 다른 기업으로의 수사 확대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은 현재 이 부회장 외에 최태원(57) SK, 신동빈(62) 롯데, 이중근(76) 부영 회장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당초 삼성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는 모습에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특검의 수사 속도가 다시 빨라지면서 한껏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검은 SK와 롯데를 상대로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독대 당시 면세점 사업 관련 편의를 비롯해 대가성 지원 약속이 오간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부영의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만나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면 K스포츠재단에 출연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특검은 김종(56·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014년 김경숙 당시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에게 전화해 “정씨가 최순실·정윤회씨의 딸이니 신경쓰라”면서 사실상 특혜 입학을 종용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7-01-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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