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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뚫고 나와 판을 흔들다

앱 뚫고 나와 판을 흔들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6-07-07 18:10
업데이트 2016-07-0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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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서비스 오프라인 영향력 확대

중소형 호텔 예약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인 ‘여기어때’는 다음달 자사의 이름을 내건 ‘호텔 여기어때’의 문을 연다. 기존의 호텔과 이용자들을 모바일에서 연결해 주던 역할을 넘어 직접 오프라인 호텔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모텔’로 불리는 중소형 호텔은 최근 휴식이나 공부, 파티 등의 목적으로 찾는 2030세대들의 발길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도 남아 있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제휴 호텔 6500여곳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2030세대를 타깃으로 기존 모텔의 이미지를 바꿔 놓을 수 있는 호텔 프랜차이즈를 구상하고 있다.

숙박, 배달, 교통 등 스마트폰으로 이용자와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업계가 온라인에서 뛰쳐나와 오프라인으로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서비스와 이용자를 이어 주던 소극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오프라인 시장에 뛰어들어 전통적인 산업 영역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O2O의 습격을 받은 기존 상권은 ‘골목상권 침해’와 같은 논란으로 시끄럽기도 하지만 O2O업계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혁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스템 전반을 바꿔 나가거나 기존의 뿌리 깊은 인습을 개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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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로JR’호텔에는 빔 프로젝터와 포켓볼대, 노래방 등이 갖춰진 대형 파티룸이 마련돼 있다. ‘여기어때’, ‘야놀자’ 등 중소형 호텔 예약 O2O(온·오프라인 연계) 앱의 확산과 함께 ‘모텔’이라 불리는 중소형 호텔은 2030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인테리어와 시설, 서비스 등을 다양화한 이색 장소로 변신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로JR’호텔에는 빔 프로젝터와 포켓볼대, 노래방 등이 갖춰진 대형 파티룸이 마련돼 있다. ‘여기어때’, ‘야놀자’ 등 중소형 호텔 예약 O2O(온·오프라인 연계) 앱의 확산과 함께 ‘모텔’이라 불리는 중소형 호텔은 2030세대 고객을 잡기 위해 인테리어와 시설, 서비스 등을 다양화한 이색 장소로 변신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모텔업계, O2O 서비스 확산으로 환골탈태

숙박 예약 앱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모텔업계는 O2O 서비스의 확산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부적절한 만남’의 온상으로 여겨졌던 모텔은 숙박 예약 앱이 유행하면서 세련된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손님을 유치하면서 마케팅과 인테리어, 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서비스를 체계화하게 된 것이다. 숙박 예약 앱 ‘야놀자’는 숙박업소의 상권 분석과 마케팅, 금융 상담 등을 종합적으로 컨설팅하는 ‘숙박 컨설턴트’를 최근 발족했다. 각각의 업소에 맞는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 서비스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여기어때는 올해 초부터 숙박업소가 제시한 숙박료가 최저가가 아니면 차액의 500%를 환불해 주고 단순 변심에 의한 예약 취소도 100% 환불받을 수 있도록 했다. 투숙객들만 쓸 수 있는 리뷰 기능을 만들어 업주들이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시설과 서비스 개선을 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문지형 위드이노베이션 이사는 “온라인에서 시작된 오프라인 혁신 성공 사례를 통해 중소형 호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앱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부동산업계에 정보의 투명성과 세입자의 편리성을 높여 가고 있다. 부동산 중개 앱 ‘다방’은 월세를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하는 ‘다방페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월세를 계좌이체했을 때 소득공제를 받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직방’은 올해 초부터 이용자에게 정확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중개사를 ‘안심중개사’로 지정하고 이용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정보를 노출하도록 하고 있다. 음식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운전교육인 ‘민트라이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제대로 운전을 배우지 못한 배달원들이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 착안해 배달원들에게 사고 대처법과 보호대 착용법, 주행 실습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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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모바일 대리운전 연결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는 기존 대리운전 시장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모바일 대리운전 연결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는 기존 대리운전 시장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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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앱 ‘직방’은 기존 부동산 시장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직방 제공
부동산 앱 ‘직방’은 기존 부동산 시장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직방 제공
●일부 대리운전업체, 카카오 참여 기사 퇴출

대리운전업계는 O2O 서비스의 진출로 ‘판’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의 모바일 대리운전 연결 앱 ‘카카오드라이버’는 대리기사의 처우 개선과 서비스 고도화를 무기로 내세운다. 대리기사들은 대리운전업체에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납부하지만 카카오는 이를 20%로 낮추고 대리기사들의 보험료 부담도 없앴다. 대리기사 단체들은 이 같은 수수료 정책을 환영하며 카카오와 손을 잡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출시 첫 달 요금을 1만원씩 최대 10회까지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대리운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인 대리운전업계는 카카오드라이버에 참여하는 기사들을 자사에서 퇴출시키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카카오에 맞서고 있다. 카카오가 일부 대리운전업체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하면서 카카오와 기존 대리운전업계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드라이버의 출범으로 기존 대리운전업계의 모순과 대리기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6-07-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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