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사이다’가 시원하지만은 않은 몇 가지 이유

입력 : ㅣ 수정 : 2016-04-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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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월화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고공 행진 중이다. 높은 인기 배경에는 ‘믿고 보는 박신양’ 효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전개’가 있다. 사건이 다소 쉽게 풀린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시청자들은 약자의 편에서 진심을 다 해 변론하고, 승소를 이끌어내는 조들호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 현실과는 다른 사이다 전개, 그 속에 숨어 있는 현실의 팍팍한 이야기를 찾아봤다.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 건물주와 세입자, 그리고 싸이

‘조들호’ 4~6회는 재벌 2세 마이클 정의 이야기가 다뤘다. 건물주 마이클 정이 세입자인 시장 상인들에게 리모델링을 이유로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라고 협박한 정황이 포착됐다. 일명 ‘갑질 논란’도 포함된 사건이지만 주요 내용은 명도소송을 중심으로 한 건물주와 세입자 간의 갈등이다. 이는 최근까지도 논란이 일었던 ‘건물주 싸이와 세입자 예술인들’ 사건을 연상케 한다.

현실에서는 이전 건물주와의 관계도 얽혀 있는 문제이기에 온전히 누구의 탓이라고 지적하기 애매한 사안이지만, 드라마는 마이클 정 한 사람만의 횡포로 그려냈다. 하지만 세입자들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장면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아프게 꼬집었다.

논란이 됐던 ‘건물주 싸이’ 사태는 세입자들의 영업을 8월 31일까지는 보장하기로 타협하면서 정리됐다. 비록 이 논란이 꽤 오랜 시간 이어지긴 했지만 건물주와 세입자 간 문제는 무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야 함을 보여준 실 사례가 됐다.

● 아동학대와 CCTV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드라마 7~8화는 아동학대 사건을 다뤘다. 아동학대 혐의로 해고를 당한 유치원 교사가 “해고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시작된 사건이다. 실제 아동학대에 관한 사회적 논의는 꾸준히 있어 왔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학대 당한 정황이 CCTV로 밝혀지자 전국의 유치원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24시간 감시 당할 교사들의 인권 문제 등에 부딪히며 모든 유치원에 설치는 무산됐다. 드라마 속에서는 CCTV가 아닌 학대 피해 아동의 진술과 변호인단이 위장 취업으로 얻은 증거물 등으로 진상 규명의 실마리를 찾는다. 이는 앞서 우리 사회에서 논의됐던 ‘CCTV 전수 설치’ 방안만이 유일한, 혹은 최선의 대책인지 시청자들에게 되묻는 대목으로 다가온다.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 사진=KBS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캡처

지난 19일 8회까지 전개 된 드라마 속 사건들은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목소리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며 진실이 밝혀졌다. ‘사이다 전개’의 주체는 법률 지식으로 무장한 법조인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임을 드라마는 강조한다. 그렇기에 ‘조들호’는 진실 앞에 침묵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의 입을 열기 위해 설득하고 또 설득한다. 아직도 사회의 아픔에 눈 감는 사람들에게 조들호는 말했다.

“우린 몇 년 전 침묵하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침묵은 세상을 바꾸지 못합니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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