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인 3분의 2는 도핑해도 안 걸린다고?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인 3분의 2는 도핑해도 안 걸린다고?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3-03 17:49
수정 2016-03-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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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A “가능성 있지만 1차 검사일 뿐, 다른 검사로 걸러낼 수 있다”

‘한국인의 3분의2는 도핑(금지약물) 테스트를 무사 통과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과학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엡스타인(36)이 2013년 펴낸 책 ‘스포츠 유전자’(한글 번역본 213쪽)에는 이 땅의 적지 않은 운동 선수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는 다소 위험한 내용이 담겨 있다. 2008년 스웨덴 과학자 제니 제이콥슨 슐츠는 자국과 국내 인하대병원의 자료를 활용해 (소변검사에 널리 쓰이는) 반도핑 검사인 ‘T/E 비율’을 무사 통과하게 해 주는 유전자 변이체 ‘UGT2B17’을 쌍으로 가진 사람이 동아시아 등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한국인의 3분의2가 이 변이체를 갖고 있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점에서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책 ‘스포츠 유전자’를 한 손에 든 채 찍힌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데이비드 엡스타인 제공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점에서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책 ‘스포츠 유전자’를 한 손에 든 채 찍힌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데이비드 엡스타인 제공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론이란 호르몬의 비율을 따지는 이 검사 결과 1대1이면 정상, 4대1 이상이면 도핑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데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을 소변에 배출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체를 지니고 있어 T/E 비율에 변화를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약물검사가 더 효율적이려면 약물검사가 유전적으로 더 다듬어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달 23일 한국반도핑위원회(KADA) 관계자에게 이 내용이 얼마나 사실과 부합하는지, 국내 연구자들이나 KADA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엡스타인에게도 물었더니 “나도 반도핑 관리들에게 질의했는데 그때마다 ‘아냐, 괜찮아. 맞지 않는 얘기야’라거나 ‘아주 희귀한 경우야’와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옳았고, 희귀한 일도 아니었다. 그들은 부인하기에 급급했다”고 답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T/E 비율 테스트가 덜 중요해지고 생체여권과 같은 기술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도핑 분야의 권위자 중 한 명인 크리스안 아요테가 “T/E 비율보다 더 나은 테스트를 보고야 말겠다는 것이 내가 은퇴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낙천적인 기질의 엡스타인은 “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선수들은 정작 자신이 그런 줄 모르고 있어서 이 테스트가 여전히 일정 정도로 도핑 시도를 막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정원 KADA 교육홍보부 대리는 3일 “T/E 비율은 1차적인 검사 방법일 뿐이며 도핑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검사 자료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예를 들어 IRMS와 같은 2차 검사들이 있고 유전적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축적한 생물학적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최종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T/E 비율을 무사 통과한다고 해서 도핑 판정을 피하는 길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09년 알렉스 로드리게스 ‘약물 스캔들’ 특종 보도

1980년 1월 3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에서 환경과학과 천문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언론학과 환경과학 석사학위를 땄다. 알래스카 근처 북극한계선에서 환경연구원으로 일했고 지진 연구 선박에서 근무하며 지중해 해저 지형 지도를 그리기도 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 선임 기고가로 2009년 프로야구 거포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약물 복용 혐의를 특종 보도하는 등 스포츠과학과 올림픽 기사를 철저한 검증을 토대로 작성하는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고교와 대학 육상 선수로 자메이카와 케냐 출신 동료들과 함께 뛰며 품었던 호기심과 스포츠 현장에서 일하며 경험한 내용들을 2013년 발간한 ‘스포츠 유전자’에 담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점에서 책을 구입한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고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도 재미있게 읽었다며 주위에 일독을 권했다. 현재 공익언론 ‘프로 퍼블리카’ 기자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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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엡스타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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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엡스타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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