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반대방향)김관진 국가안보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br>통일부 제공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50시간 넘겨’ 북한 의도 대체 뭐기에..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남북이 만 사흘째 고위급 회담을 강행군으로 진행 중이다.

남북은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대북확성기를 통한 우리측의 심리전 방송 중단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전날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와 고위급 접촉을 재개해 현재까지 마라톤 협상을 진행 중이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에도 오후 6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장시간 협상으로 10시간 가량 밤을 샜다. 이번 남북 간 회담은 첫 접촉을 기준으로 이미 만 50시간을 넘기고 4일차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회담이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과 20일 서부전선 포격도발을 놓고 남북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은 지뢰 및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우리 측은 북한이 일련의 도발을 감행했음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확성기를 통한 대북심리전 방송의 경우도 북한의 도발이 근본원인인 만큼 성의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도발 외에 이산가족 상봉과 5·24조치 해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현안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긴밀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이 회담장이 아닌 별도 공간에서 배석자 없이 1대 1로 비공개 회담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은 협상 도중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번 접촉에서는 사흘째 마라톤 협상을 벌이면서도 ‘판’을 깨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과거와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남북 대화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연구실장은 24일 “협상이 깨지는 순간 군사적 행동 개시를 공언한 저들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대북 확성기 타격밖에 없는데 그럴 경우 한·미 군사력이 이에 대한 응징에 나서게 돼 북한군 전력이 초토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면 군 사기 저하는 물론 김정은의 권위나 지도력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간접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에 변화를 이끌어내 남북 관계를 근본적으로 새로 정립해 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북한은 어렵사리 마련된 이번 남북 대화 창구를 통해 우리 측이 요구해온 이산가족 상봉을 수용하는 동시에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네티즌들은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언제 끝나나”,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대화 중인 거 맞아?”,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입장 좁혀지지 않나”,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북한 인정하고 사과하면 끝날 일인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통일부 (남북 고위급 접촉 회담 사흘째 강행군)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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