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사람 내음이 물씬 풍기는 다큐멘터리들이 설 연휴 안방을 찾아간다. 오십보백보인 오락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에 지친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과 삶의 위안을 주는 따뜻한 프로그램들이다.

‘날아라! 캥거루’에 출연한 30대 청년 3명이 눈 덮인 산꼭대기에 올라 올해는 기필코 독립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br>EBS 제공
KBS 1TV는 우리 시대 어른들의 애환을 집중 조명한다. 19일 밤 11시 방영되는 ‘고향 연가(戀歌)’는 이 시대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랑 3편을 담았다. 실향민 김재오(82)·윤해영(82) 노부부의 ‘망향가’, 산골마을 최희도(74)·김은화(77) 노부부의 ‘희망가’, 섬총각 정해석(48)의 ‘사모곡’이 심금을 울린다. 18~20일 밤 7시 10~30분 전파를 타는 3부작 ‘오래된 청춘’은 20대 젊은 음악인들과 하나의 멜로디를 만들어 가는 91세 피아니스트 제갈삼, 제주의 전통 어업 방식인 ‘원담’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로 나가는 84세 바다 사나이 이방익, 6만 입양아들의 주치의로 청진기를 놓지 않는 83세 ‘닥터 조’ 조병국 등 세 사람의 삶을 다뤘다. 일제강점기, 광복, 한국전쟁,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그들에게 청춘이란 무엇일까.

EBS는 특별기획 ‘날아라! 캥거루’를 마련했다. 서른을 훌쩍 넘겨서도 취업을 하지 못한 채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 ‘캥거루족’ 이야기를 다뤘다. 캥거루족으로 사는 청년들이 카메라 앞에 직접 선 건 처음이다. 10년째 아르바이트만 하는 장기 취업준비생 김경진, 엄마 없이 못사는 ‘마마걸’ 취업준비생 하은혜,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는 엘리트 취업준비생 박용훈 등 3명이 5일간 합숙하며 자신도 몰랐던 장단점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운다. 심리상담전문가 신을진 교수, 소통전문가 김미성 교수, 진로상담전문가 정철상 교수와 함께 자신감 향상을 위한 프리 허그 도전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19일 밤 9시 50분 방송.

아리랑TV의 ‘잿빛기와의 노래’도 볼만한다. 역사와 문화가 아로새겨진 전통건축의 백미 ‘기와’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우리나라 유일의 ‘번와장’ 무형문화재 이근복은 기와 색깔만 봐도 구워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숭례문, 전남 영암의 한옥마을 등 다양한 한옥 건축에 참여했다. 생회칠을 사용하는 전통건축기법을 고수하는 그는 요즘도 지붕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와편 전각가 여공 스님의 기와 사랑도 남다르다. 20년 넘게 전국 사찰 곳곳에 버려져 있는 기와 조각을 모아 그 위에 조각을 새기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방영.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인기기사
인기 클릭
Weekly Best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