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영입戰’ 애매한 문재인

‘이상돈 영입戰’ 애매한 문재인

입력 2014-09-15 00:00
업데이트 2014-09-1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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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측 “사전 동의해 놓고 말 바꿔” 文측 “계속 반대”…트위터엔 찬성 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보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진보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공동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던 구상을 친노무현(친노)계 구심점인 문재인 의원과 사전에 상의했다고 밝혀, 문 의원 역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박 원내대표 측과 문 의원 측 진실공방으로 시작된 논란이 문 의원의 애매한 정치 스타일에 대한 적절성 논란으로 옮겨붙는 모습이다.

14일 양측 설명을 종합하면, 박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문 의원에게 이 교수 영입 기류를 알렸다. 지난 10일 박 원내대표 주선으로 이 교수와 문 의원이 통화했고 이튿날 박 원내대표, 문 의원, 이 교수 등 3명이 만났다. 이 교수는 기자들에게 “문 의원이 (나에게) 박 원내대표를 도와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이튿날 셋이 만났을 때 당내 반발이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친노계 의원은 “이 교수가 비대위원으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지만, 비대위원장으로 생각하지는 못했고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게 문 의원의 일관된 생각이었다”고 반박했다. 3자회동에 대해서는 “박 원내대표가 셋이 만나자고 해서 거절하니, 박 원내대표와 문 의원 둘이라도 보자고 해서 나갔는데 이 교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문 의원은 14일 트위터에 “저는 반대쪽이었던 사람도 합리적 보수라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열린 자세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의원이 일관되게 반대했다’던 친노계 공식 해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게 읽히는 대목이다.

최근 유가족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농성을 놓고 정치적 비판이 일어나자 “그런 소리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고 하는 등 ‘비(非)정치’를 표방하는 문 의원 특유의 스타일 때문에 논란이 빚어진 측면도 있다. 여전히 대권 주자로 꼽히는 문 의원이지만, 현안에 자신의 견해를 밝힐 뿐 계파 단속과 같은 정치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세월호 단식을 마친 뒤, 또는 비대위원장 영입 파문 국면에서 문 의원의 적극 개입과 구심점 역할을 기대했었다”며 ‘비정치’를 부르짖는 문 의원의 처신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4-09-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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