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 ‘틈새 상품’ 각광

입력 2013-09-06 00:00
업데이트 2013-09-06 00: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정기예금보다 금리 높아… 올들어 4조 가까이 흘러가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이 주목받고 있다. 단 0.1% 포인트라도, 단 하루라도 금리가 높다면 불편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4조원 가까운 돈이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흘러갔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5일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인 ‘마이심플통장’이 출시 6개월 만에 수신액 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통장은 잔액 3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연리가 0.01%밖에 안 되지만 300만원이 넘으면 연 2.4% 이자를 준다. 예금 잔액이 2000만원이라면 300만원에 대해서는 연 0.01%, 나머지 1700만원에 대해서는 연 2.4% 이자가 붙는 식이다.

씨티은행의 ‘콩나물통장’도 지난 5월 출시 이후 넉달 동안 1조 2500억원을 끌어들였다. 처음에는 연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57일째부터 150일째까지는 연 3.4%의 이자를 제공한다. 151일째부터는 연 1.0% 금리가 적용돼 연 수익률을 환산하면 평균 연 2.6% 정도다.

SC은행 ‘두드림통장’과 ‘두드림투유통장’도 ‘콩나물통장’과 유사한 방식이다. 1~30일은 연 0.01%, 31~180일은 연 3.0%를 적용받을 수 있고 181일부터는 금리가 2.3%로 떨어진다. 두 은행 상품 모두 최고 금리만 강조한 광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수시입출식 예금 금리가 연 0.1%로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에 비해 평균 연 2.3~2.6%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라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호준 SC은행 수신상품부문 상무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고금리를 찾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이런 기조에서 수시로 넣었다 뺄 수 있으면서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의 판매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는 조건 없이 하루만 넣어도 연 2.5% 금리를 제공한다.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를 벤치마킹한 상품이다. 7월 출시 후 두 달 만에 수신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적은 수치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초기만 해도 하루 예치 계좌가 10~20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부터 30건 이상으로 급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에 돈이 몰리는 까닭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자산가들이 정기예금의 비중을 줄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돈을 넣어 뒀던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내 MMF(머니마켓펀드), 채권형 펀드, 주식형 펀드, 고금리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옮겨두는 것이다. 월급통장을 고금리 수시입출식 통장으로 바꾸는 직장인들도 한몫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상당수 자산가가 펀드보다는 은행 상품을 선호한다”면서 “안전하고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수시입출식 예금을 대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9-06 15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