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5일 다큐스페셜 ‘냉면’

‘차게 식힌 국물에 만 국수’.

5일 방영되는 MBC 다큐스페셜은 냉면에 얽힌 오해와 진실, 맛집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놓는다.<br>MBC 제공
고유의 음식인 냉면은 이렇게 간략하게 정의되곤 한다. 하지만 쉬이 볼 음식은 아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진찬의궤(進饌儀軌), 부인필지(夫人必知) 등의 기록에 세세하게 냉면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다. 학자들은 이를 통해 냉면은 조선시대부터 즐겨 먹던 음식이라 설명한다.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반죽해 국수를 만든 뒤 큰 대접에 담고, 편육·소고기볶음·오이채·배채·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얹어 먹는다. 고기 육수나 동치미국물을 미리 차게 식혀 두었다가 가만히 부은 후,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기도 한다. 이를 전통적인 ‘평양냉면’이라 부른다.

쌍벽을 이루는 ‘함흥냉면’도 있다. 면이 질기고 오들오들해 싱싱한 가자미나 홍어 같은 생선으로 회를 쳐 고추장으로 양념해 비벼 먹는다.

그런데 정작 함흥에는 함흥냉면이 없다고 한다. 한 새터민은 함흥냉면이란 말은 남한에 와서 처음 들었다고 할 정도다. 함흥냉면이라는 말은 6·25전쟁 이후 남한에서 인기를 끌던 평양냉면에 대응해 만든 남한식 냉면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MBC ‘다큐스페셜’은 5일 밤 11시 20분 냉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냉면’을 방송한다. 유난히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한국인 덕분에 냉면은 특별한 미식가가 아니라도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가 됐다. 역사 속 숨겨진 재미있는 냉면 이야기와 냉면에 관한 오해와 진실, 숨겨진 맛집까지 두루 살펴본다.

유난히 냉면에 관한 기록이 많은 지도자는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이다. 매일 밤 야참으로 냉면을 즐겼는데, 냉면만큼은 ‘후루룩~’ 빨리 먹었다. 황제는 ‘배동치미’로 불면증을 달랬다. 배동치미는 담글 때부터 배를 넣어 달고 시원한 육수에 고명으로 배를 듬뿍 올려 만들었다.

1930년대에는 ‘냉면 배달부’가 있었다.

배달부들은 나무 목판 위에 냉면 열 그릇을 층층히 쌓아 들고 다른 한손엔 육수 주전자를 들고 묘기를 부리듯이 자전거를 타고 배달했다. 모던 보이와 기생들,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을 꺼려했던 양반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야참이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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