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부동산 경기 반영, 사업 방식·기간 전면 조정을”

[꺼져가는 용산의 꿈(하)] “부동산 경기 반영, 사업 방식·기간 전면 조정을”

입력 2012-10-10 00:00
수정 2012-10-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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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용산역세권 개발 전문가가 말하는 해법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부동산경기 침체와 개발 방식을 둘러싼 주주 간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9일 열릴 예정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이사회가 사업 정상화 여부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주주인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이날 이사회에서 2010년 롯데관광개발이 인수한 삼성물산의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회수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자신들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3명의 이사진을 철수시킨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용산 개발 사업은 와해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용산 개발의 거듭된 표류가 한국형 개발 방식의 부작용”이라며 “총체적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사업의 공공성 담보를 위해 정부와 서울시의 역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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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조원짜리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코레일과 건설사 등 투자자는 물론이고 5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은 주민들에게도 엄청난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 설계 공모 등을 통해 용산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던 서울시와 코레일의 계획이 물거품이 될 경우 국가 공신력의 손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 방식으로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뜨거웠던 2006~2007년에 세운 사업계획이 더 이상 현실성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사업의 방법과 조건, 기간 등에 걸쳐 총체적으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사업 방법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덩치에 따라 위험의 크기도 커지는 것이 개발 사업의 특징인데 용산은 31조원이라는 규모만큼이나 위험도 큰 사업”이라면서 “당시 부동산 경기만 믿고 위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계획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커다란 마스터 플랜은 한 곳에서 정리하더라도 세부적인 개발은 개별 사업자들에게 나눠 줘서 구역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레일 등이 부지 개발을 진행한 후 개별 사업자들에게 용지를 매각해 용도에 맞게 개발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나 코레일이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용산 개발은 낙후된 서울의 중심을 제대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민간 자본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라데팡스나 영국 카나리 워프 개발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 이룬 성과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바뀐 만큼 사업 조건과 기간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 사업이 시작될 당시 개발이익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는 적자만 내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8조원에 달하는 개발 부지 가격과 용적률, 기반시설 등에 대한 서울시와 코레일의 양보가 필요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영국 런던의 금융중심지가 된 카나리 워프나 미국 뉴욕의 록펠러 센터의 경우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정부가 사업 조건을 일부 변경해 줬다.”면서 “특혜 논란 때문에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중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317만㎡를 10년 만에 개발하겠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특히 세계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 그 자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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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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