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KOREA] 테마로 다시보기 ⑮ 유럽 - 생태도시

입력 : ㅣ 수정 : 2009-11-1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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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역사 둘다 살린 ‘역발상의 힘’
■친환경도시 오스트리아 빈

│빈(오스트리아) 강주리특파원│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화려한 재기를 위해 꿈틀대고 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생태도시’로의 변신이다. 역사와 고전은 보전하면서 최첨단 과학의 편리성과 자연의 소통을 담아낸다. 빈은 올해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머서(Mercer)’가 꼽은 ‘삶의 질’이 가장 좋은 도시 1위(지난해 2위)에도 올랐다. 비결은 바로 ‘역발상의 힘’이다.

가동이 중단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스단지를 주상복합센터로 재생시킨 빈의 ‘가조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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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동이 중단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스단지를 주상복합센터로 재생시킨 빈의 ‘가조메터’.

수족관으로 탈바꿈한 빈의 대공기지‘플락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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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관으로 탈바꿈한 빈의 대공기지‘플락트룸’.

음악과 낭만의 도시 빈의 거리는 오랜 유럽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난다. 1926~27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 이용되고 있다. 고비용을 들여 모든 것을 부수고 새롭게 짓기보단 조금씩 변형을 통해 옛것과의 조화를 맞춰가는 스타일이다. 용도가 사라져 폐기처분해야 할 산업단지를 친환경 주상복합센터로 변모시켜 일대를 신도시화시킨 것도 같은 정책의 일환이다.

●새것 짓기보단 옛것과의 조화를

빈의 중심부인 슈테판 광장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10분만 가면 가조메터(gasometer)역이 나온다. 벽돌로 외벽을 감싼 높이 80m, 지름 64m의 거대한 4개의 원통형 건물은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인 1870년에 세워진 옛 가스공장 ‘가조메터’다. 100년간 빈 주민들에게 가스를 공급해 주던 에너지 저장소, 가조메터는 1978년 시의 에너지정책에 따라 공급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도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빈시는 만프레트 베도른 교수 등 유명 건축가, 도시설계가 등을 동원해 지난 2001년 4동의 가스탱크 외부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 공간을 100% 리모델링했다. 1600t의 갑갑한 강철 원형 지붕을 뜯어내고 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여닫이 친환경 유리 천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가조메터는 600가구의 아파트와 250여명의 학생을 위한 기숙사, 대규모 쇼핑몰, 음식점, 공연장, 영화관, 주차장, 사무실 등을 모두 갖췄다. 4개 동을 모두 연결해 편의성과 실용성도 높여 입주자는 물론 주변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친환경 공동체 공간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역사의 교훈과 도심 재생 효과를 일군 사례는 또 있다. 3호선 노이바우가세 역의 9층짜리 벙커 수족관 ‘바다의 집’에 가면 ‘포탄 속을 떠다니는 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포탄 속의 물고기’ 도심 재생의 꽃 되다

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만들어진 100여개의 벙커 등 군사시설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없애는 대신 내부를 개조해 지역 수익을 올리는 관광상품으로 개발했다.

빈은 독일의 베를린, 함부르크와 함께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3대 대공기지 ‘플락트룸’을 리모델링했다. 군인들이 잠을 자던 숙소는 수족관, 파충류 생태공원, 동물원, 놀이터로 꾸며졌고 엘리베이터 시설은 물론 빈 시내를 전망할 수 있는 층에 멋스러운 레스토랑도 마련했다.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과 교수는 “기존 건물을 백지화해 도시 재개발을 하기보다 역사적 유물을 현장에 보존해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고 이를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도시와 역사를 둘 다 살리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jurik@seoul.co.kr
2009-11-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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