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씨 마른다… 치과 ‘가뭄에 콩 나듯’

공중보건의 씨 마른다… 치과 ‘가뭄에 콩 나듯’

입력 2009-06-16 00:00
수정 2009-06-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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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대학원 군미필자 급감… 작년 재학생의 14%

농어촌 보건소 공중보건의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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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학 의학전문대학원(4년제)을 거쳐 군복무 대신 공중보건의를 지망하는 남학생들이 해마다 급격히 줄어드는 탓이다. 군미필 남학생들의 빈 자리는 공중보건의와 상관없는 남자 복학생과 여학생들이 메우고 있다.

공중보건의가 부족해지면서 보건소가 사실상 종합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농어촌·산간 벽지의 주민들이 공중보건의료서비스 부족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총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에 올해 배치된 공중보건의 54명 중 치과의사는 지난해보다 2명이 준 13명. ‘도서벽지 우선 충당’의 원칙이 적용됐지만 본래 인적자원이 적어 태부족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신안군 23개 보건진료소는 6개월 교육만 받고 배치된 간호조무사 성격의 진료원이 지키고 있다.

전남에서 공중보건의 인원이 가장 적은 구례군의 경우 현재 치과전문 공중보건의는 8개 읍·면 가운데 3개 면에만 근무하고 있다. 지난 4월 치과의사가 있을 때 보건지소에서 어금니를 뺐다는 이종운(61·구례군 간전면 금산리)씨는 “동네 노인들이 보건소에서 큰 도움을 받았는데 지금은 어디가 아파도 약 먹고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지역 공중보건의 근무자는 801명. 이 가운데 치과의사는 136명으로 지난해보다 16명 줄었다. 이들 중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보건소와 보건지소 근무자는 599명에 그치고 있다. 충북 107개 보건소와 보건지소 가운데 30여곳에도 치과의사가 아예 없는 실정이다.

공중보건의 인력 부족 문제는 2011년 이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2007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한 대학이 갑자기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전국 11개 의학전문대학원(이화여대 제외)의 1~4학년생 2056명을 분석한 결과 군의관 후보인 군미필 남학생은 14%에 불과한 반면 군필 남학생은 30.8%, 여학생은 53.2%로 나타났다. 군복무와 무관한 비율이 80%를 웃돈다는 얘기다.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국 11개 중 6곳의 재학생 1561명을 살펴보니 군필자 47.8%, 여학생 43.4%, 군미필자 7.9% 등으로 나타났다. 산간벽지 보건진료소에서 일할 인력이 채 10%도 되지 않는다.

보건산업진흥원의 한 연구원은 “전문대학원 입학생 가운데 여성과 군필자 비중이 높아져 2011년쯤이면 공중보건의 인력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9-06-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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