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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전쟁을 직시한 화가들의 그림들

폭력·전쟁을 직시한 화가들의 그림들

입력 2009-06-06 00:00
업데이트 2009-06-0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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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뇌의 원근법 】 서경식 지음 돌베개 펴냄

‘미의식’이 예쁜 것을 탐닉하는 의식이라고 믿는다면, 재일동포 서경식이 쓴 ‘고뇌의 원근법’(박소현 옮김, 돌베개 펴냄)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저자는 미의식이란 ‘미’와 ‘추’를 판단하는 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과연 아름다움으로 느껴도 되는지 반문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예술작품을 보면, 얼마나 절실한 그림인지, 얼마나 치열한 그림인지를 돌아보게 된다면서 카라바조, 고야, 렘브란트, 피카소, 고흐 등 세계적인 작가들은 예쁜 작품을 그려 사람들을 위로하려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진실이 아무리 추하더라도 철저하게 직시해 그렸고, 그것이 우리를 감동시켰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작품에는 ‘추’가 ‘미’로 승화하는 예술적인 순간이 포착돼 있다는 것이다. 민중의 고통을 그린 고야의 ‘거인’이나 피카소의 ‘게르니카’, 콜비츠의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 나치에 저항했던 에밀 놀테의 ‘그려지지 못한 그림’, 오토 딕스의 ‘아이를 안은 노동자 임산부’, 근대미술의 문을 연 카라바조의 ‘병든 바쿠스’ 등이 그것이다. 고뇌의 원근법은 억압하는 시대에 저항하며, 폭력과 전쟁의 시대를 날카롭게 응시하는 화가들의 전혀 예쁘지 않은 그림, 때론 혐오스런 그림들에 대한 밀도 있는 고찰을 보여준다. 1만 6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09-06-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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