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게이, 디펜딩 챔프 투네 꺾고 1위
113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스턴마라톤에서 단 1초차로 결승 테이프를 끊는, 드라마보다 더한 명승부가 나왔다.케냐의 살리나 코스게이(32)는 21일 미국 보스턴 시내에서 펼쳐진 대회 여자 풀코스(42.195㎞) 레이스에서 2시간32분16초로 골인, 2시간32분17초를 기록한 디펜딩 챔피언 디레 투네(24·에티오피아)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대회 때도 투네가 2시간25분25초로 알레브티나 빅토미로바(러시아·2시간25분27초)를 2초 차로 제치고 월계관을 머리에 썼다. 2년 연속 1~2초로 승부가 갈린 것.
2위와 3위 기록도 8초 차에 불과했다. 1985년 이후 24년 만에 미국인 우승을 꿈꿨던 카라 가우처(31)는 2시간32분25초로 3위에 그쳤다. 이날 1위 기록은 1985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결승선을 앞두고 발을 쭉 뻗어 투네의 추격을 힘겹게 따돌린 코스게이는 “운이 좋았다. 거센 바람에 힘이 빠졌고 이렇게 느린 페이스는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대회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레이스는 지난 2000년 남자부에서 기록됐다. 당시 엘리야 라갓(케냐)이 게자헤그네 아베라(에티오피아)를 꺾고 우승했다. 판독 결과 두 선수는 똑같이 2시간9분47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부에서는 2006년 부상 속에 완주한 뒤 피묻은 신발을 들어올려 감명을 자아냈던 ‘핏빛 투혼’ 데리바 메르가(에티오피아)가 2시간8분42초로 다니엘 로노(케냐·2시간9분32초)를 제치고 우승했다. 1988년 이후 이 대회를 16차례나 제패한 케냐였지만 에티오피아에 영예를 내줬다. 대회 4연패를 노렸던 로베트 체루이요트(케냐)는 32㎞ 지점인 ‘마의 심장파열 언덕’에서 레이스를 포기해 잠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9-04-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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