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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슬픈 성북구 ‘라디오스타’

영화보다 더 슬픈 성북구 ‘라디오스타’

김경운 기자
입력 2008-05-21 00:00
업데이트 200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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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황리에 마친 성북구 ‘아리랑 축제’에서 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아빠의 심금을 울리는 편지글을 소개해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성북구에 따르면 길원초등학교 3학년 양례임 어린이는 지난 9일 ‘아리랑 영화퍼포먼스’에 참가해 무대에서 편지를 읽었다. 인기영화 8편의 음악과 영상을 배경으로 영화 내용을 각색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례임이는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주인공인 DJ 최곤(박종훈 분)에게 가슴아픈 사연을 보내는 어린이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례임의 사연은 례임이 가족이 실제로 겪은 슬픈 일이다.

“아빠 깜짝 놀랐죠. 어깨가 처진 아빠를 즐겁게 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아리랑 축제에 참가했어요.2년 전 남동생 지우가 교통사고로 하늘나라로 갔을 때 아빠가 우시는 것을 처음 보았어요. 제가 매일 울면 아빠가 더 힘드실까봐 눈물을 꾹 참았어요. 지우는 하늘나라에서 교통사고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고 있을 거예요. 청취자 여러분 교통사고 없는 우리나라를 만들어 주세요.…힘내세요. 아빠의 왕팬 큰딸 례임 올림.”

례임이 아빠는 이날 례임이가 무대에 서는 줄 모르고 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례임이는 엄마와 짜고 아빠를 놀라게 할 생각이었다. 깜짝 놀란 아빠는 편지글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례임이의 대견함에 가슴이 벅찬 탓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례임의 깜짝 사연은 정릉2동 주민들 사이에 입으로 전해지면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고 한다. 성북구 관계자는 “아리랑 축제가 례임이 덕분에 진정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축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8-05-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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