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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먹고, 자고, 볼 명소는

[2007 남북정상회담] 노대통령 먹고, 자고, 볼 명소는

김상연 기자
입력 2007-10-02 00:00
업데이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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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백화원은 2000년 정상회담 장소

2005년 터키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보고 “대통령 되고 제일 좋은 구경을 했다.”고 경탄했다.2일 난생 처음 북녘 땅을 밟는 노 대통령이 먹고, 자고, 볼 명소들은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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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동선은 관광지보다는 각종 행사장과 경제 관련 시설에 집중돼 있어 절경 감상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숙소와 회담장 등이 대부분 유서 깊은 대동강변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잠깐이나마 북녘의 정취를 즐기는 사치를 누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노 대통령 내외의 숙소와 환송오찬 등의 장소로 이용될 백화원영빈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이 이미 묵은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 평양 북동쪽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 국빈 숙소로, 평양 중심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뒤로 울창한 숲에 기대고 앞은 대동강 물에 젖는다.3층 구조의 건물 3개 동으로 돼 있는 외관은 남한의 대형 콘도미니엄을 연상시킨다. 건물 내부는 대리석으로 단장돼 있으며 복도에는 녹색 카펫, 만찬장에는 꽃무늬 카펫이 깔려 있다. 화단에 100여종의 꽃을 심어놓아 백화원(百花園)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2000년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할 만수대의사당은 평양 중심부의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물이다. 천연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는 건물 내부 대회의실 정면에는 김일성 주석의 입상이 있다. 우리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지만, 주요 국가행사에도 이용된다.

노 대통령이 북쪽의 별미를 맛볼 옥류관도 남쪽에 잘 알려진 식당이다. 대동강변에 있는 이 식당은 평양냉면으로 유명하다. 노 대통령이 이곳에서 식사를 한 뒤 잠시 대동강을 구경할 틈이 있을 것 같다.

북측이 환영만찬을 베풀 목란관은 북한 당국의 공식 연회장이다. 일반인은 갈 수 없는 곳이다. 우리로 따지면 청와대 공식만찬 등의 행사를 북한은 이곳에서 한다. 식사 중 왕재산 경음악단의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이 북측에 답례 만찬을 베풀 인민문화궁전은 다목적 문화예술 시설로 식당은 물론 영화관, 휴게실 등도 갖추고 있다.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한 청년들이 흰 제복을 입고 절도 있게 음식을 서빙하는 경우도 많다.

참관 여부를 놓고 말도 많았던 아리랑공연은 5·1경기장에서 열린다. 대동강 가운데 떠있는 섬 능라도에 있다. 각종 운동경기는 물론 대형 행사가 열린다. 잠실운동장보다 1.5배 크며,15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준공식이 국제노동절인 5월1일에 열렸다고 해서 5·1경기장으로 불린다. 남북 통일축구 등이 열린 곳이다.

노 대통령이 첫날 둘러보게 될 3대혁명전시관은 평양 서북쪽에 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도한 3대혁명(사상·기술·문화혁명)의 성과를 선전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연건평 8만㎡ 규모의 대단위 건축물이다.

노 대통령의 방문지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서해갑문이다. 남한의 최고위 인사로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다소 생경하다. 대동강 하구 남포에 자리한 서해갑문은 대동강의 홍수를 조절하고 용수 공급과 항만 개발을 위해 북한이 1986년 완공한 다목적 방조제다. 크고 작은 수문 36개가 이어진 제방 위에 8㎞ 길이의 4차선 도로와 철도가 깔려 있다. 서해갑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대표적인 시설로 1994년 북핵 1차 위기 협상을 위해 방북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이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

어쩌면 노 대통령은 이런 이름난 방문지보다 개성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더 ‘뭉클한’ 감상에 젖을 법도 하다. 차로 북한의 내륙을 관통하면서 북한 땅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벌채와 홍수까지 겹쳐 고속도로변 풍경이 황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 대통령의 심경에 어떻게 그려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백화원 영빈관 ‘작은 청와대’ 방불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에 머무르는 북한 백화원 영빈관은 사실상 ‘작은 청와대’로 불려도 될 정도로 기능과 역할이 서울의 청와대와 다름이 없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안보실장, 성경륭 정책실장 등이 대거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이곳에 드나들며 노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다.2박3일 국정을 총괄하는 사령부가 되는 셈이다.1초라도 국정 공백이 없도록 ‘국가 통신망’이 24시간 가동된다.

서울에는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소공동 롯데호텔 3층에 종합상황실이 1일 설치돼 가동에 들어갔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를 비롯한 재경부,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 관계부처 직원들은 이곳에서 정상회담에서 터져나올 문제들을 점검하고, 관련 부처간 협조와 조정을 맡기 때문에 ‘임시 종합청사’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한덕수 총리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곳을 챙기게 된다. 이곳에는 백화원 초대소에 설치된, 평양 상황실과 바로 연락이 되도록 전화, 팩시밀리, 위성통신 등이 갖춰져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7-10-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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