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새 시집 ‘바이칼 키스’

신대철 새 시집 ‘바이칼 키스’

박홍환 기자
입력 2007-05-21 00:00
수정 200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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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 이후 23년간 절필하다 2000년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를 시작으로 창작활동을 재개한 시인 신대철(62) 국민대 교수가 생애 네 번째 시집을 냈다.2005년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이후 2년 만이다.

안식년을 이용해 장기간 알래스카, 시베리아, 바이칼호, 몽골을 거쳐 백두산과 두만강을 주유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을 노래한 시집 ‘바이칼 키스’(문학과지성사 펴냄).

“피부도 족속도 모르지만/우리의 푸른 불기운은/손에서 손으로 넘어간다/빙글빙글 도는 춤 속에/바이칼 뜨거운 피가 흐른다”(‘바이칼 키스1’ 가운데)

시인은 60편의 시가 실려 있는 이번 시집에서 자신이 체험한 광활한 자연, 우리가 잊고 살아온 원시적 자연, 그리고 그 속에 묻힌 듯 살아가는 생명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밤공기를 뒤흔드는 늑대 울음소리, 울부짖는 별빛, 그 뒤에 불어오는 숨 막히는 허공.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는 푸른 고독 속으로 바이칼 물소리가 울려왔다.”(‘시인의 말’ 가운데)

시적 형태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자유시와 산문시가 어우러져 있다.

청년 시절 최전방에서 공작원을 북파시키는 부대의 교관으로 복무했던 시인은 미처 기록되지 못한 남북 분단의 아픈 현대사를 가슴속에 아로새기기도 한다.

“여뀌풀에 기대어 둥둥 떠다니는 물거품, 하얀 재, 불쑥 빗점골이 다가온다. 하늘이 점점 줄어든다. 나도 보였다 보이지 않는다. 합수내 흐른 바위에 이르자 새가 운다. 물이 물을 흔들다 흰 구름을 울린다.”(‘지리산1’ 가운데)

평론가 황광수씨는 “그의 족적은 가는 곳마다 지울 수 없는 기억들을 끌고 다니다가 어느덧 갈라진 한반도의 현실로 되돌아온다. 그의 생애에는 전쟁과 분단에서 비롯된 두 갈래의 깊은 상처가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2007-05-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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