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질주 수입차] (상) 리콜 급증… 차값은 ‘億’ 품질은 ‘헉’

[불만질주 수입차] (상) 리콜 급증… 차값은 ‘億’ 품질은 ‘헉’

입력 2006-10-19 00:00
업데이트 2006-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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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현재 국내에서 수입·판매되는 외제차는 총 22개 브랜드 255개 차종이다. 외제차가 국내에 처음 들어온 1987년 한 해 통틀어 고작 10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파죽지세’의 성장속도다.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4%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성장통(痛)도 적지 않다. 차값 대비 품질에 대한 불만이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AS(애프터 서비스)가 늦고 비용이 비싸다. 수입차를 더 이상 ‘부자들의 전유물’로 보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수입차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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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체 사장 박모씨는 폴크스바겐 얘기만 나오면 혈압이 올라간다. 그가 4000만원짜리 독일 폴크스바겐의 중형세단 ‘파사트’를 산 것은 2001년. 그러나 2년쯤 지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찌익’ 하는 소음이 났다.AS를 받았지만 기분나쁜 소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박씨는 “이후 여러차례 정비공장을 찾았지만 ‘폴크스바겐의 브레이크 패드가 원래 연성(soft)이어서 빨리 닳고 소음이 다소 난다.’는 얘기만 되풀이해 내 돈을 들여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를 바꾼 것만도 벌써 세번째”라며 “3년 넘게 소음과 싸우다보니 이젠 항의하기도 지쳤다.”고 털어놓았다.

폴크스바겐의 대형세단 ‘페이톤’을 1년 전에 구입한 유모씨도 비슷한 증상으로 속을 끓이고 있다. 유씨는 “폴크스바겐 차가 원래 소음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페이톤은 차값만 1억원이 넘는다.

올 여름 프랑스 푸조의 중형세단을 구입한 이모씨는 차를 산 지 한달쯤 뒤에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바람에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푸조측은 “연료펌프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수리를 해줬지만 이후로도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이씨는 “비싼 수입차라 막연히 품질이 좋을 거라고 기대를 한 내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푸념했다.

수입차는 동급의 국산차보다 대부분 값이 비싸다.1억원이 넘는 차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비싼 수입차=고(高)품질차’라는 등식이 은연중에 퍼져 있다. 하지만 수입차종이 급격히 다양화되고 늘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BMW를 모는 김모(여)씨는 “외제차를 모는 사람들의 특성상 인터넷 등에 대놓고 떠들지 않아서 그렇지 불만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차량을 회수해 결함을 수리해주는 리콜도 늘고 있다.2001년 1225대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1만 1589대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고장없는 차’로 정평난 일본 도요타마저 올해 들어서만 렉서스 LS430,GS300,GS430,IS250 등 간판차종 1041대를 줄줄이 리콜 수리대에 올렸다. 운전자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에어백이나 안전띠 관련 결함이었다. 본사가 있는 일본에서도 지난해에만 192만 7000대를 리콜했다.2001년(4만6000대)의 약 42배다. 급기야 미국시장에서는 지난해 리콜대수가 판매대수보다 많아지는 ‘품질 위기’에 봉착했다.

미국차인 포드도 올들어 우리나라에서 분기마다 리콜에 들어가는 수모를 겪었다. 포드 파이브 헌드레드는 연료탱크 지지대가, 링컨 타운카는 배선 결함이 각각 문제가 됐다.

미국 GM의 캐딜락과 스웨덴 볼보, 독일 아우디도 올들어 줄줄이 리콜에 들어갔다. 아우디는 지난 17일부터 1억 3680만원짜리 고급대형세단 A8의 에어백 결함을 자체 수리해주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수입차를 경험하는 사람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개개 차종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수입차의 전반적인 품질은 아직도 월등히 우수한 편”이라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6-10-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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