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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포 이광수·귀순 곽경일씨 일문일답

생포 이광수·귀순 곽경일씨 일문일답

입력 1996-10-30 00:00
업데이트 1996-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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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처장 동승은 전쟁관련 임무수행”

□이광수 상위

­남한사람 자연산광어 모를줄 알았다

­북한 인민들 전쟁나면 이긴다고 믿어

□곽경일 중사

­입당·군관승진 대상서 제외 귀순 결심

­탈출때 북 정찰중대원과 수류탄 교전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씨(31)및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곽경일 중사(25)와의 일문일답을 요약한다.

­잠수함의 침투경로는.

▲이=함남 낙원을 떠나기 전날인 9월13일 저녁,인민무력부 정찰국장을 통해 남한침투임무를 처음 알았다.세포총회를 갖고 맹세문 낭독과 수표(서명)를 했다.이튿날 상오5시에 출발,휴전선 경계 5마일 정도에서 기관을 끄고 은밀하게 해안에 접근했다.

○휴전선선 기관 끄고 접근

­너무 쉽게 잡혔는데.

▲이=훈련을 많이 받았지만 잠수함을 타면 높은 압력때문에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한다.괘방산을 오를때 배가 너무 고파서 고민끝에 공작원과 떨어져 혼자 북으로 향했다.산마루에서 강릉시내와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민가에서 먹을 것을 구하려다 신고를 받은 경찰에붙잡혔다.

­붙잡힌 뒤 광어회를 먹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이=나는 해상공작원이라 고급어종인 광어회를 많이 먹어봤다.못산다고 믿었던 남한 사람들은 자연산 광어를 모를 것으로 여겼다.

­침투인원을 처음에 20명이라고 한 이유와 사살된 11명에 대해 말해달라.

○정찰조가 살해 가능성

▲이=승조원들은 붙잡혀도 임무가 있는 정찰조는 하루만 시간을 끌면 복귀하리라 믿었다.해상처장과 부처장,정찰조는 숨기고 싶었다.사살된 11명은 해상처장이 『포위됐으니 죽자.나를 먼저 쏴라』고 해서 죽었을 것이다.북의 교신을 받고 정찰조가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곽중사의 탈출 상황은.

▲곽=지난 12일 하오9시쯤 잠복근무중 작업으로 피곤해진 동료들을 자게한 뒤 지휘 전화선을 끊고 총창으로 지뢰를 탐지하며 남으로 향했다.3시간쯤 뒤에 소대원들의 수색작업 소리와 남한측의 귀순 유도방송이 들렸다.13일 상오 뒤쫓아온 정찰중대원 3명과 수류탄을 던지며 교전을 벌였고 부상당한 다리를 이끌고 1시간쯤 도망쳐 국군 초소에 다달았다.

­잠수함 침투사실은 언제 알았나.

○“귀환 도우라” 지시 받아

▲곽=9월21일 병사들의 외출금지와 지휘관 대기명령이 내려졌고 10월6일에는 소대장이 『좌초된 잠수함에 타고 있던 정찰조원 3명이 복귀할 예정이니 발견하면 무사귀환을 도우라』라는 지시를 받고 알았다.

­김정일이 군부대를 자주 방문하는 이유는.

▲곽=김정일이 군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자주 방문한다고 생각된다.

­남한의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이=남한의 통신·방송을 듣고 요원을 남파,육안으로 확인한다.

­곽중사의 귀순동기는.

▲곽=북한의 정치·사회에 대한 의혹에서 시작됐다.남한의 대북방송을 통해 발전상을 동경해 왔다.또 지난해 6월 휴가복귀선물로 부대원들에게 나눠준 가스라이터와 볼펜이 중국을 통해 반입된 남한제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적들 물건의 선전자」로 찍혀 입당과 군관 승진대상자에서 제외됐다.규정을 어기고 지난 94년부터 김정희와 교제,감시를 받았고 김이 임신하게 되자 「생활제대자」로 분류돼 처지가 막막했다.

­세차례 침투한 것이 사실인가.당시 남한군의 경계상태는.

▲이=이전에 세번 침투했다는 말을 들었다.바닷속은 온도차가 커서 남한군의 잠수함 소음탐지기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찾은 일반 시민들을 본 소감은.

▲곽=이들은 8·15와 6·25때 북에서 도망친 친일분자들이 북한땅을 되찾기 위해 전망대를 찾는다고 교육받았다.

­체포된 뒤 남한에서의 생활과 남북한을 비교하면.

▲이=남한은 미국의 식민지라 거리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미국 상품들이 즐비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전혀 달랐다.한 가정집을 방문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이들의 행복을 지켜주지 못할 망정 파괴하러 왔다는 사실에 죄의식을 느꼈다.남조선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전향의사가 있는가.

▲이=죄인으로 남한정부의 처분에 따르겠다.

­구체적인 침투목적은.

▲이=정찰조 임무는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잠수함안에서도 밥도 따로 먹고 서로에게 묻지 않는다.다만 정찰국의 주요임무가 군사기지 정찰·파괴,중요인물 납치·살해,후방교란인 점과 평소와 다르게해상처장이 동승했다는 사실로 미뤄 전쟁과 관련된 중대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북한의 백배천배 보복 성명이 나온 뒤 북한군의 경계상태는.

○민경대대 정찰임무 강화

▲곽=민경대대의 잠복근무와 관측정찰 임무가 강화됐다.

­북한군내 식량사정은.

▲곽=전방 민경대대는 식량 사정이 원만한 편이나 민간인들은 「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수해로 식량이 부족하다고 교육받았다.

­잠수함이 훈련도중 기관고장으로 표류했다는 북의 주장은.

▲이=분명히 훈련은 아니다.정찰국장이 환송파티까지 해주면서 격려했고 내가 당사자다.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이=북한에서는 전쟁이 나면 당연히 북한이 이긴다고 믿는다.미국은 신형무기를 가졌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자폭정신」,즉 사상적 무기다.인민들도 어떻게 죽든 마찬가지라는 심정으로 전쟁을 벌이자는 생각이다.〈김경운·김태균 기자〉
1996-10-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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