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들의 과학캠프 「생명의 나무교실」 성황

새싹들의 과학캠프 「생명의 나무교실」 성황

박건승 기자
입력 1993-08-10 00:00
업데이트 1993-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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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소중함 가슴에 새겼어요”/전국서 250명 참가… 나무껴안기 등 행사 다채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소.숨쉬고 뜻도 있고 정도 있지요.만지고 쓸어주면 춤을 추지만 때리고 꺾으면 눈물 흘리죠』주말인 7일과 8일 1천7백종의 나무들이 울창한 경기도 안양 서울대 관악수목원에서는 서울신문사와 서울방송의 후원(서울대 관악수목원 주최)으로 새싹들의 과학캠프인 「생명의 나무교실」이 열렸다.

92년 브라질 리우환경회의에서 「나무」가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상징물로 제정된 뜻을 널리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펼쳐진 「생명의 나무교실」은 자연속에서 인간과 나무가 진솔한 마음으로 교감하는 대화의 광장으로 마련됐다.이번 캠프는 전국에서 온 67가족 2백50여명이 참석,「나무와 노래와 별이 있는 숲속의 밤」「내가 만든 숲속의 우리집」「나무 껴안기」「나무찾기 게임」「생명의 나무에 편지쓰기」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의 일체감을 새롭게 다졌다.

생명의 나무교실은 먼저 이 캠프교장인 김태욱교수(서울대 농업생명대학)의 『인간에게 무한한 혜택을 주는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개회사로 막이 올랐다.이어「숲과 나무와 그리고 인간」을 주제로 한 서울대 이돈구교수의 강의를 들은 뒤 「내가 만든 숲속의 우리집」(김성일교수)강의를 통해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법을 익혔다.또「물의 원천인 숲」특강(우보명교수)및 우리의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소개한 슬라이드를 보면서 「은행나무도 꽃이 핀다」는등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진지함속에 관악의 밤이 깊어 가는줄 몰랐다.

특히 각자 준비한 촛불로 3m짜리 현판에 생명의 나무 불꽃을 만드는 「나무와 노래와 별이 있는 숲속의 밤」행사는 첫날 캠프의 절정을 이뤘다.『촛불이 어둠을 밝혀 주듯이 나무는 우리에게 생명을 준다』는 박희정양(서울 상계국6)의 시낭송속에 진행된 「생명의 나무 촛불심기」는 날로 파괴되어가는 지구촌환경을 되살리자는 염원을 담은 작으면서도 매우 간절한 외침이었다.

둘째날 행사는 서울 천일국교 전의식교장선생님의 「나무이야기」로 시작됐다.상오9시 수목원 잔디밭에서 열린 강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자라는 나무는 신갈나무·소나무 순』이며 『달맞이꽃은 미국이 원산지이고 해당화의 꽃말은 온화함』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이뤄져 서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부분이 도회지 출신인 참가자들은 5개반으로 나뉘어 교사를 따라 숲속을 돌아다니며 나무잎을 만지고 꽃잎을 세어 보면서 나무의 고마움과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았다.특히 『북한의 국화는 함박꽃』『일본국화인 왕벚나무의 원산지는 일본이 아닌 제주도와 대둔산』이라는 지도교사의 설명에 놀라워 하기도 했다.

1시간30분동안의 나무체험을 끝낸 일행은 다시 잔디밭에 모여 문명의 이기로 죽어가는 지구를 상징한 직경 2m짜리 대형 지구봉에 녹색 스티커를 붙이며 『우리 손으로 지구를 푸르게 가꾸자』고 다짐했다.

『나무야’너는 우리에게 산소와 물을 주는데 우리는 너를 상처내며 괴롭히기만 했구나』『생명의 나무야’너를 죽이는 것이 우리 자신을 죽인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이틀동안의 자연체험으로 보고 배운 느낌을 오색종이에 써서 생명의 나무에 걸어준 참가자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생명의 나무로 지난해 뽑힌 27년생 아그배나무 주위를 맴돌며 이 나무가 영원히 살 수 있도록 보살펴 주겠다는 다짐으로 이번 캠프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청주에서 세 식구와 함께 온 지차근씨(42)는 『이번 캠프가 내일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자연의 존엄성과 신비로움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며 『이런 종류의 모임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안양=박건승기자>
1993-08-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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