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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미일 외교 수장 연쇄 접촉…사드·남중국해 갈등 표출

중국, 한미일 외교 수장 연쇄 접촉…사드·남중국해 갈등 표출

입력 2016-07-26 10:30
업데이트 2016-07-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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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비핵화 의지 천명 속 협력 강조 눈길…양면 전략 본격화

중국이 지난 25일 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 수장과 연쇄 회동하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현안을 놓고 갈등을 표출했다.

이는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지만 중국은 주한미군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선 한국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며 압박했고 남중국해 문제는 일본과 설전을 불사하면서도 미국에는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핵실험으로 제재를 받는 북한에 대해서는 중국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기는 했으나 한미일 동맹을 의식해 북한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이는 등 중국의 양면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 중국, 한국·일본에 정면 반박…미국엔 ‘협력 관계’ 강조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5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중국의 주장을 무력화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대한 반응 등 핵심 문구를 공동 문구에서 빼는 성과를 거뒀다.

왕 부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에 정면 대응했다.

그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 회담에서 남중국해와 관련해 “일본은 언동을 삼갈 것을 충고한다”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마라. 끝이 없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또 “일본은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국이 아니다”며 “일본이 개입하고 선동을 계속한다면 무언가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 현재의 (중일) 관계는 만족스럽지 않다”며 “부서지기 쉽고 미묘한 측면이 돌출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기시다 외무상은 중국 군함이 중일 영유권 갈등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주변 수역을 항행한 데 대해 “일본의 강한 우려와 위기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에도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의 강도를 높였다.

왕 부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남에서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도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사드 배치가 반드시 중한 양국의 상호신뢰를 훼손시킬 것”이라는 왕 부장의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왕 부장은 “사드는 결코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틀림없는 전략적 문제”라며 “사드가 끝내 한국에 배치될 경우 한반도 정세와 지역 안정, 중한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는 강공 드라이브보다는 ‘대국(大國) 관계’를 강조하며 협력을 통해 상호 윈윈하자는 점을 강조했다.

왕 외교부장은 지난 25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회동에서 미국이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협상 재개를 지지하는 조치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대국인 양국은 각자의 전략적 의도를 객관적으로 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설적인 방향에서 서로의 입장차를 줄여나가자면서 오는 9월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했다.

이에 대해 케리 국무장관은 중국과 미국이 이란 핵 문제, 대테러리즘, 기후 변화 등에 협력해왔다면서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라고 밝혔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매우 고대하고 있다”있다면서 효과적인 협력을 통해 양측의 입장차를 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이날 양자회담에서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과 필리핀의 회담 재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외교 수장은 이날 시리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 모두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안보리 대북결의 이행에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 냉담했던 중국, 북한에 손 내밀어 = 왕이 외교부장의 행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북한 외교 수장과의 만남이었다.

왕이 부장은 지난 2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오면서 북한의 리용호 신임 외무상과 같은 항공편을 이용했다. 비행기 안에서는 서로 안부를 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북중 외교장관 회담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을 보면 의도된 연출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문제로 한국, 미국, 일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으로선 북한은 버리기 아까운 카드이기 때문이다.

왕 부장은 북중 회의에서 “중국과 북한은 가까운 이웃으로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갖고 있다”며 “중국 역시 항상 북중 우호협력의 발전을 중시하고 북한과 소통 강화, 공감대 확대, 이견의 적절한 처리, 협력 확대를 추진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그러면서도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견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기본 정책으로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한미일 동맹을 견제하면서도 비핵화 입장 등을 표명하면 국제사회 제재에 동참한다는 의지도 밝힌 셈이다.

리용호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북중 우의는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맺고 키워온 것”이라며 “북한은 중국과 접촉교류를 강화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따라 양국 공동으로 북중 우호협력을 부단히 공고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힘을 다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어 “북·중 관계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은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거듭 북중 교류 확대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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