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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역전쟁 땐 트럼프 우군 지역구 흔든다

EU, 무역전쟁 땐 트럼프 우군 지역구 흔든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6 10:50
업데이트 2018-03-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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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도부 지역구 공격 전략…“미국 행정부 결정 방향 바꾸기 위한 것”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 우군의 지역구를 겨냥한 보복 전략을 취할지도 모른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지난 1일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EU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수입되는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켄터키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국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맞불을 놓은 것이다.

WP는 특히 융커 집행위원장이 언급한 품목들은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제품일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 지도부의 지역구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미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생산된다.

버번 위스키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의 지역구인 켄터키의 대표 상품이다.

리바이스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의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 지역구를 겨냥한 싸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지지를 약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EU 통상문제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경제학자 앙드레 사피르는 “EU가 현 단계에서 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EU와의 무역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지역을 공격해 미국 행정부의 결정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아직 실행되지 않은 결정의 방향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이번 관세 부과 방침의 이행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EU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2년 수입 철강에 대해 3년 기간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했을 때도 버번위스키와 오토바이 등에 대한 보복관세를 압박 카드로 꺼낸 적이 있다. 결국,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세이프가드를 철회했다.

WSJ는 EU 집행위원회가 이 밖에도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이나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검토할 것이라고 복수의 EU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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