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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최고의 숙주는 낙타 아닌 한국 의료체계”

“메르스에 최고의 숙주는 낙타 아닌 한국 의료체계”

입력 2015-07-07 13:25
업데이트 2015-07-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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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등, 국회서 메르스 관련 토론회…”질병관리청으로 독립해야””감염 관리 인력 늘리고 포괄간호 확대 속도 높여야”

일부 가족간 감염 사례를 제외하면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는 모두 병원 내 감염으로 전파됐다. 낙타가 없는 한국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의료체계가 메르스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셈이다.

7일 대한병원협회가 정의화 국회의장, 신상진 국회메르스대책특위 위원장,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메르스 사태! 어떻게 수습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으려고 의료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에게 최고의 숙주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였다”며 “이번 기회에 감염에 취약한 의료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질병관리본부 개편, 미국 사례에서 배워라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정책이사(명지의료재단 이사장)는 “질병관리본부를 업그레이드하지 않고서는 더 강해질 전염병 관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조직을 확장 개편한 미국 질병통제본부(CDC)의 성공적인 개혁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CDC는 2001년 탄저균 사건과 2003년 사스 유행 이후 예산과 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위기 상황의 지휘체계를 강화했으며 대중과 소통하는 조직을 따로 만들었다.

2006년 9천100명이던 직원이 2015년 1만5천명까지 늘었으며 ‘역량개발본부’를 설치해 다양한 인력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위기대응상황실’을 구축해 공중위기상황이 오면 각국의 부서장들이 모이는 컨트롤타워로 역할하도록 하고 있으며 소통전문가 200~300명이 속한 ‘건강마케팅센터(Centers for Health Marketing)’를 통해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이 이사는 “공중보건위기 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역량을 높이려면 질병관리본부를 복지부의 외청인 질병관리청으로 격상해 독립시키고 전염병 발생때 즉각 초동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지방에 6개의 권역센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홍보를 강화해 소통 역량을 높여야 하고 역학조사와 연구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이들 전문인력에게 강화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감염관리 인력 키우고 포괄간호 확대해야

김윤 서울대 교수는 병원 감염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감염관리 인력 기준을 상향조정하고 감염 위험 환자의 1~2인실 이용 때 보험 적용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100병상당 감염관리간호사의 수는 한국이 0.25명으로, 미국의 0.7명에 한참 못 미치는 만큼 이를 0.8~1명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위험 환자가 입원하면 1~2인실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중환자실이나 응급실의 전체 병상 50%는 격리실로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왕준 병원협회 정책이사는 “국내 의료감염 발생률은 5.29~10.19%로, 미국(5~6%)이나 독일(3.6%)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의료 감염 관리수준을 높이려면 건강보험 재정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괄간호서비스를 신속하게 확대해 북적거리는 병실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포괄간호서비스는 간병인이 아닌 간호사·간호조무사 등이 전문적인 간호 서비스를 제공해 환자 가족의 간병 부담을 덜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제도다. 정부는 포괄간호서비스를 2018년 전체 병원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고려대 의대 안형식 교수팀에 따르면 2013년 7월~2014년 9월 환자 1천명당 병원 내 감염 건수는 보호자가 상주하는 병원이 6.9명으로 보호자가 상주하지 않는 병원의 2.1명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김윤 교수는 “보호자가 병간호를 하면 병원 내 감염률이 크게 높아진다”며 “정부가 포괄간호서비스의 적용 대상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신속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괄간호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간호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으니 간호대를 증설하고 정원의 30%까지 증원을 허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2018년까지 전체 병상의 40~50%에 포괄간호 서비스가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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