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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들의 사건비화] 푸대접에 앙심 품고 동창생 집 턴 대학 낙방생들

[형사들의 사건비화] 푸대접에 앙심 품고 동창생 집 턴 대학 낙방생들

입력 2010-12-08 00:00
업데이트 2010-12-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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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서울 73년 6월 24일호 제6권 25호 통권 제 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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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잡고 보니 마음 아팠던 청소년범죄사건 한가지 소개하지요.

대학입시에 낙방한 학생들이 푸대접하는 친구부모에 앙심을 품고 조직적이고도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어요.

A=결국 모두 집행유예로 풀려나왔지 아마.

B=그랬어요.

서울 마포구 동교동 모 고위공무원 집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가 있어서 달려갔지요. 현장에는 가정부 한명 뿐, 가정부 얘기가 저녁 9시쯤 그집 외아들 영호군(19·가명)의 친구가 와서 영호군을 데리고 나가자 바로 뒤이어서 여자 「스타킹」을 얼굴에 뒤집어쓴 괴한 2명이 들어왔다는 거예요.

들어서자마자 가정부에게 과도를 들이대고 의자에 붙들어맨 다음 미리 준비한 반창고로 입을 가렸대요. 그리고는 집안을 몽땅 뒤져서 값나갈 만한 물건들을 추려넣더래요.

D=「스타킹」으로 복면한 것은 영화에서 배운 거겠군?

B=그렇지요. 그런데 정작 놀라운 것은요, 꼬마들이 글쎄 FM「라디오」와 「와이얼리스·마이크로폰」을 이용해서 집안과 밖에서 무전연락까지 했다는 점이에요. 식모가 가만 들어보니 그들이 들고 온 「라디오」에서 음악은 안나오고 『잘 들리냐. 들리거든 왼쪽 첫번째 창문을 열어라』 이런 소리가 나더래요. 그러니까 한명이 얼른 가서 창문을 열더라나요. 그리고 조금 있으니까 『아무래도 안되겠다. 제일 구석방이 영호방이니까 일단 영호방으로 들어가서 그방 창문으로 나가면 뒷문이 있다. 뒷문으로 빠져나와라』 이러더라나요.

A=그러니까 일당 4명이 한명은 먼저 가서 영호군을 끌어내고, 2명이 그 뒤에 복면을 하고 들어가고 나머지 한명은 골목에서 망을 보며 무전으로 연락을 한 것이군.

B=그렇죠. 그러나 결국 꼬리가 잡히게 된 건 바로 그 무전연락 때문이었어요, 무전으로 영호 이름을 부르고 집안구조를 자세히 설명한 점으로 봐서 틀림없이 영호군 친구들의 소행일 것으로 단정했지요.

A=수사는 비교적 쉬웠군요?

B=쉬운 편이었지요. 잡고보니 모두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창생들인데 범행동기가 아까 말한대로 영호 부모에게 한 앙갚음이었다는 거지요.

그들 가운데 제대로 대학에 진학한 게 영호군 한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낙방생이라 영호군 부모들이 자기 아들을 그들과 함께 놀지 못하게 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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