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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허정무 성공 키워드 ‘혁신’

포스트 허정무 성공 키워드 ‘혁신’

입력 2010-07-07 00:00
업데이트 2010-07-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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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임자에 대한 부담감 떨쳐라 ② 박지성 의존도 낮춰라 ③ 새로운 전술 갖춰라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1차 회의를 연다. 사실 누가 지휘봉을 이어받든 부담은 막중하다. 허정무 전 감독이 국내파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했기 때문. 후임 감독은 최소한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거나 그 이상의 전력을 만들어 아시안컵을 탈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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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연합뉴스
허정무
연합뉴스
문제는 전임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낸 뒤 지휘봉을 이어받은 이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2002년 4강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적자’로 대표팀을 이어받은 박항서 전남 감독은 같은 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면서 사퇴했다. 세대교체와 변화를 추구했던 박 감독의 노력이 ‘4강 신화’의 달콤한 기억에 발목을 잡혔던 것.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에 전해 준 것은 장기적 안목과 편견 없는 선수선발을 통한 전력의 상승·발전이었는데, 축구협회와 팬들은 오로지 히딩크의 ‘어퍼컷 세리머니’만 기억했다. 2006 독일월드컵 이후 취임했던 핌 베어벡 전 호주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베어벡 감독은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4위, 이듬해 아시안컵 3위에 그치면서 사퇴했다. K-리그 선수 차출에서 불거진 프로축구연맹 및 각 구단과의 갈등, 적극 중재에 나서지 않는 축구협회의 책임도 컸다. 모두 변화를 거부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예감해서인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정해성(52) 대표팀 수석코치도 감독직을 고사했다. 정 수석코치는 허 전 감독과 현재의 대표팀을 만들어 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기존의 성과를 잃게 될지도 모를 과감한 변화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가는 지금도 과감한 혁신이 없다면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대표팀은 ‘캡틴’ 박지성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박지성이 훌륭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상대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또 박지성이 4년 뒤에도 현재의 경기력을 그대로 유지할지, 다음 월드컵에 나설지도 미지수다. 즉 ‘박지성 의존도’를 점차 낮춰 가며, 그가 없이도 강한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

전술 혁신도 시급하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남아공월드컵이 보여준 세계축구의 흐름은 ‘두꺼운 수비와 빠른 역습’이다.”면서 “수비를 뚫어낼 수 있는 개인 및 팀전술이 강한 팀이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에서 세트피스를 이용한 대표팀의 공격전술은 이에 부합했다. 하지만 4년 뒤 브라질에서는 어떤 전략·전술이 대세로 자리 잡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쫓아가지 않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잠재력까지 완연히 발휘하도록 해 현재 대세인 전술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전술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선수들을 통해 ‘우리의 전술’을 구현해야 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7-0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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