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 접고 돌아와 K리그 활약 힘입어 월드컵 출전

월드컵 출전을 위해 유럽 생활까지 청산했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31·울산)가 첫 월드컵 경기 28분 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박주호는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28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는 공중볼을 잡다가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그라운드에서 얼굴을 감싸며 통증을 호소하던 그는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곧바로 박주호 대신 김민우(상주)를 투입했다.

정확한 상태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허벅지 근육 부상 정도에 따라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햄스트링 파열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검진을 해봐야 한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정밀검사를 해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최종명단에서 탈락한 뒤 부상으로 이탈한 김진수(전북)를 대신해 극적으로 대체 선수로 브라질행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 실전 경기에선 한 경기도 뛰지 못하며 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을 벤치에서 바라봐야 했다.

러시아 월드컵 행도 험난했다. 박주호는 지난해 12월 전 소속팀 도르트문트(독일)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자 이 대회 출전을 위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울산 현대로 이적하는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 출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험을 건 것이다.

박주호는 마지막 시험무대였던 지난 3월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평가전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신뢰를 찾았고, 꿈에 그리던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였다. 이용(전북)과 함께 대표팀 최선참 선수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하늘은 박주호를 외면했다. 박주호는 험난하고 길었던 준비 과정을 마치고 꿈의 무대에 입성했지만 단 28분 만에 최악의 불운으로 꿈이 꺾일 위기에 놓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