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 삶의 일부…” 벤투가 남긴 ‘마지막 편지’[포착]

“한국은 제 삶의 일부…” 벤투가 남긴 ‘마지막 편지’[포착]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12-14 06:14
업데이트 2022-12-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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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며 고국 돌아갔다
공항엔 ‘오블리가두’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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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이 붉어진 벤투
눈시울이 붉어진 벤투 한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고 있다. 2022.12.13 연합뉴스
월드컵 16강 진출의 과업을 달성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조국 포르투갈로 떠나며 한국 축구와 4년 4개월 동행을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200여명의 팬들이 출국 3시간여 전부터 공항에 와 붉은 대표팀 유니폼 등을 들고 뜨겁게 환송했다.

벤투 감독이 나타나자 포르투갈어로 ‘오블리가두’(감사합니다), ‘따봉’(최고다) 등을 외치며 인사했다. 벤투 감독은 손을 흔들어주며 출국장으로 향했고,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었다.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고, 팬들은 그가 안 보일 때까지 우르르 따라가며 감사 인사를 했다. 함께 대표팀을 이끈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와 박경훈 전무 등 축구협회 임직원이 공항에 나가 벤투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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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벤투, 팬 서비스도 만점
굿바이 벤투, 팬 서비스도 만점 한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며 축구팬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12.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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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척 벤투
엄지 척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사령탑 최초로 4년 이상 팀을 지휘해 57경기 35승을 거두며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KFA)와 계약이 종료됐다. 2022.12.13/뉴스1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경험”
벤투 감독은 편지글로 작별 인사를 했다.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시간을 보낸 후의 제 소회를 밝히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먼저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주신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또 모든 지원 스태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하다. 선수들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좋은 순간도 또 어려운 순간도 동반한 환상적인 경험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써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개인적으로 저는 대표팀에서의 이러한 놀라운 경험을 하는 동안 모든 분이 보여준 존경과 애정, 지원에 대해 여러분 모두에게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을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만든 이 환상적인 여정에 함께하신 모든 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나 우리가 이루어낸 모든 것에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더욱 진심으로 축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한국 축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며 떠나야 할 때”라며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제 마음속에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투의 작별인사. 대한축구협회
벤투의 작별인사.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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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 ‘어이 없는 경기 종료에’
벤투 감독 ‘어이 없는 경기 종료에’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마지막 코너킥 상황에 종료 휘슬을 분 앤서니 테일러 주심에게 벤투 감독이 강력히 항의하자 레드카트를 꺼내고 있다. 2022.11.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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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3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2022.11.29  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3으로 경기가 종료되자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2022.11.29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6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 경기에서 황인범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6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 경기에서 황인범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축협 “내년 2월까지 후임 선임”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감독 선임 일정을 공개했다.

축협은 “감독 선임은 내년 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적합한 지도자를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 안에 선임 기준을 확정하고 1차 후보군을 추린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에는 최종 후보군을 선정함과 동시에 후보자에 대한 직접 면접을 통해 역량을 점검할 계획이다. 2월에는 우선 협상 대상 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개별 협상을 진행해 최종적으로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브라질에 1-4로 패한 한국 벤투 감독이 백승호 등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대한민국의 경기, 브라질에 1-4로 패한 한국 벤투 감독이 백승호 등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벤투 감독은 4년 뒤 2026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까지 계약을 보장받길 원했으나 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입장차를 보였고, 재계약은 무산됐다.

차기 감독직에는 최용수 강원 FC 감독, 김학범 전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협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새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일부 언론 매체의 무분별한 추측성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축구협회 관계자의 발언이라며 ‘한국인 지도자로 내정’, ‘연봉은 10억 이하’에다 심지어 ‘애국심이 강한 지도자’와 같은 조금 황당한 조건까지 보도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위의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익명의 관계자가 누구인지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설령 협회 관계자가 그런 발언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견일 뿐이지 협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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