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승부차기 하나도 못 넣어 모로코에 8강행 양보

스페인 승부차기 하나도 못 넣어 모로코에 8강행 양보

임병선 기자
입력 2022-12-07 03:33
업데이트 2022-12-07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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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의 구멍을 내고 사상 처음으로 대회 8강에 올라간 모로코 선수들이 7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마친 뒤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알라이얀 AP 연합뉴스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의 구멍을 내고 사상 처음으로 대회 8강에 올라간 모로코 선수들이 7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마친 뒤 왈리드 레그라귀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알라이얀 AP 연합뉴스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물리치고 8강 진출의 위업을 이뤘다. 처음 출전한 1970 멕시코 대회 이후 8강에 든 것은 처음이다. 스페인은 승부차기에 나선 세 선수가 하나도 그물을 출렁이지 못해 수모를 당했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정규시간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 모두 0-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 들어가 3-0으로 이겼다. 1986년 멕시코 대회의 16강이지금까지 월드컵 최고 성적이었다. 당시 16강전에서 로타어 마테우스에게 결승 골을 헌납해 서독에 0-1로 졌다.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아랍 국가인 모로코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둔 이웃이자 식민 통치의 아픔을 선사했던 스페인과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챙기는 겹경사도 누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모로코는 스페인과 역대 1무2패를 기록했다. 마지막 맞대결인 2018년 러시아 대회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2-2로 비겼다. 반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스페인은 예상보다 빨리 짐을 쌌다.

2018 러시아 대회 16강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개최국 러시아에 밀려 탈락했던 스페인은 두 대회 연속 16강에서 승부차기로 물러나는 악몽에 울었다. 무적함대는 2002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 한국에 승부차기로 눈물을 흘린 일도 있었다.

이날까지 메이저 대회 토너먼트에서 5연속으로 연장 승부를 펼친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 승부차기 끝에 탈락한 것도 특이했다. 스페인은 2018 러시아 대회 16강을 시작으로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 8강, 4강에서 모두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만큼 해결해 줄 수 있는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얘기였고 이날 120분 무득점이 한마디로 보여줬다.

선축한 모로코의 첫 키커는 성공했다. 스페인의 첫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는 연장 후반 막판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맞았는데 승부차기 킥은 왼쪽 골대를 맞혔다. 모로코의 두 번째 키커도 성공했는데 스페인의 두 번째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야신 부누의 선방에 막혔다. 세 번째 모로코 키커가 실축하는 바람에 한숨 돌린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로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킥을 부누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슈팅을 쳐냈다. 모로코의 네 번째 키커가 성공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스페인 키커 셋 중 누구도 골망을 출렁이지 못했다.

모로코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11분 프리킥 키커로 아슈라프 하키미가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한 뼘 차이로 공은 골대 위로 향했다. 스페인은 전반 25분 모로코의 수비 실책을 틈타 빠르게 공격을 전개했다. 왼쪽에서 문전으로 크로스가 올라왔고, 가비가 마무리 슈팅을 날렸는데 보노의 선방에 막혔는데 오프사이드도 선언됐다.

1분 뒤 스페인은 또 좋은 찬스를 맞이했다. 뒤에서 올라오는 기가 막힌 패스를 마르코 아센시오가 부드러운 터치로 받아낸 뒤 바로 슈팅을 때렸는데 옆그물을 흔들었다. 전반 막판은 모로코가 공격을 주도했다. 42분 소피앙 부팔이 수비 둘을 제치고 왼발 크로스를 올렸는데 아게르드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골대 위로 공이 향했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스페인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본선에서 가장 적은 전반 슈팅 수(1회)를 기록할 정도로 해법을 찾지 못했다.

후반 40분 모로코가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후반 교체 자원 왈리드 삿디라가 좌측면에서 동료가 헤더로 떨궈준 공을 돌면서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공이 얌전하게 골키퍼 우나이 시몬의 품에 안겼다. 스페인은 후반 44분 다니 올모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받칙을 유도해내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솔레르가 키커로 나서 먼 골대를 보고 크로스를 올린 것을 알바로 모라타가 공에 머리를 갖다댔지만 허공을 갈랐다.

결국 돌입한 연장 전반 5분 스페인은 스루패스를 낚아챈 삿디라가 골키퍼 보노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는데 슈팅이 약해 공이 보노 품에 안겼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11분 모라타가 문전으로 달려 들어가는 안수 파티를 보고 전진 패스를 내줬는데 둘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공이 그대로 라인을 벗어나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신은 모로코의 손을 들어줬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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