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전성기?…올 시즌 메이저 싹쓸이 기대

미국 골프 전성기?…올 시즌 메이저 싹쓸이 기대

입력 2015-08-13 07:42
업데이트 2015-08-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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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이후 33년만에 기회…2010년∼2011년 6개 대회 무승(無勝) 수모

세계 남자 골프에서 미국과 유럽 선수 사이에는 은근한 경쟁 심리가 존재한다. 이런 경쟁 심리가 노골적으로 폭발하는 게 미국-유럽 대항전 라이더컵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호주는 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미국과 유럽의 경쟁에서 유럽 편을 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유럽을 제외한 세계 각국 선수가 팀을 이뤄 미국에 맞서는 프레지던츠컵에서 남아공과 호주 선수들이 주력을 맡아서 생긴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 등 대륙 대항전 뿐 아니라 연간 4차례 열리는 메이저대회에서도 미국과 유럽 및 남아공·호주 선수 사이에 경쟁 심리가 발동한다.

유럽 투어가 주무대인 유럽·남아공·호주 선수들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전념하는 미국 선수들이 제대로 격돌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오는 13일 오후 (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을 앞두고 미국 언론은 33년 만에 미국 선수가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할 기회를 맞았다고 호들갑이다.

PGA챔피언십에 앞서 열린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 우승은 모두 미국인이 차지했다. 조던 스피스가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했고 잭 존슨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

만약 PGA챔피언십마저 미국 선수가 우승한다면 ‘USA 슬램’이 완성되는 셈이다.

미국 골프가 세계 최강인 것은 맞지만 한 시즌에 메이저대회 4개를 모두 미국 선수가 우승하기는 쉽지 않았다.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가 되면서 4대 메이저대회 체계가 자리를 잡은 1934년 이후 미국 선수의 메이저대회 싹쓸이는 10차례 있었다.

절반이 잭 니클라우스와 톰 왓슨이 전성기를 누린 1970년대였다.

유럽·남아공·호주에서 출중한 기량을 지닌 선수가 많이 배출되면서 미국의 메이저대회 독식은 점점 어려워졌다.

1982년 크레이그 스태들러(마스터스), 톰 왓슨(US오픈, 브리티시오픈), 레이먼드 플로이드(PGA챔피언십) 등 미국 선수 3명이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합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32년 동안 4대 메이저대회를 미국 선수가 독식한 시즌은 없었다.

오히려 유럽·호주·남아공 선수들의 4대 메이저대회 싹쓸이를 간신히 저지하는 시즌이 많아졌다.

1994년에는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어니 엘스(남아공)가 마스터스, US오픈을 차례로 우승하고 닉 프라이스(짐바브웨)가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미국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정상에 서지 못하는 ‘변고’도 발생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다친 몸으로 18홀 연장과 서든데스 연장전을 치르는 사투 끝에 US오픈에서 우승한 2008년에는 마스터스,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우승컵이 트레버 이멜만(남아공)과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돌아갔다.

2010년 필 미켈슨(미국)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치러진 6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미국 선수들은 한번도 메이저 왕관을 쓰지 못한 적도 있었다.

2010년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 이어 2011년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에서 그래미 맥도웰(북아일랜드), 루이스 우스트히즌(남아공), 마르틴 카이머(독일), 찰 슈워첼(남아공), 그리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차례로 우승했다.

작년에도 4차례 메이저대회에 버바 왓슨(미국)이 마스터스를 제패했을 뿐 US오픈은 독일인 카이머가 우승했고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는 매킬로이가 가져가는 등 최근에는 메이저대회에서 미국이 유럽·남아공의 기세에 눌린 양상이었다.

잭 존슨은 “미국 골프가 좀 걱정되긴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혜성같이 등장한 스피스와 뜻밖에 브리티시오픈이라는 대어를 낚은 잭 존슨 덕에 미국 쪽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미국은 스피스 뿐 아니라 이번 대회가 열리는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치러졌던 지난 2010년 PGA챔피언십에서 72번째홀까지 선두를 달리다 불운의 벌타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더스틴 존슨,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리키 파울러, 장타왕 버바 왓슨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가 발목 부상에서 갓 회복해 실전 감각이 채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도 미국 골프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최근 메이저대회 우승이 임박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이슨 데이(호주)와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큰 대회에 강한 헨릭 스텐손(스웨덴) 등 유럽·호주 연합군의 복병도 만만치 않아 ‘USA슬램’의 꿈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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