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평균 3시간 22분 소요… 잦은 투수교체·발야구 중시 탓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넥센 경기. 넥센 선발 김병현은 1회 초에만 31개의 공을 던졌다. 한 이닝 몸에 맞는 공 3개(역대 최다 타이)를 내주며 제구력 난조에 시달렸다. 그러느라 넥센은 이 이닝 수비에만 20분을 흘려보냈다. 9회말이 끝난 것은 3시간 17분 만이었다.9회 정규이닝만 따져도 평균 3시간 17분이 걸릴 정도로 경기가 늘어지고 있다. 두산은 정규이닝 경기 시간만 무려 3시간 25분에 이른다. KIA와 롯데도 각각 3시간 23분, 3시간 20분을 팬들과 시청자들에게서 빼앗았다.
올해 이러는 이유가 뭘까. 여러 팀의 불펜이 약해진 영향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 리그 전체 불펜 평균자책점은 3.78이었지만 올해 4.54로 치솟았다. 경기당 블론세이브도 지난해 0.09개에서 0.12개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투수 교체가 잦아졌다. 이날도 SK는 3명, 넥센은 4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엔 경기당 평균 3.07명의 구원 투수가 투입됐지만 올해는 3.20명으로 늘었다. 리그 전체 정규이닝 평균 볼넷이 3.50개에서 3.89개로 증가한 것도 경기를 늘어지게 만들었다.
더욱이 올해 거의 모든 팀이 ‘발야구’를 중시하면서 견제구와 신경전이 부쩍 늘었다.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이 떨어져 투수들이 주자를 루에 묶어야 할 부담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다.
전력이 살아나고 있는 SK가 3-2로 넥센을 눌렀다. 1회 김병현의 난조로 3점을 내준 넥센은 1회와 4회 1점씩 따라붙은 뒤 7회말 1사 만루 기회에서 유재신의 타구가 정근우의 호수비에 막혀 병살로 연결되는 바람에 동점 내지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SK는 9회말 2사 3루 위기에서 구원 박희수가 박동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연승을 지켜냈다. 2위 넥센은 선두 삼성과의 승차가 2.0으로 벌어져 3위 LG와 같아졌다.
한편 이날 삼성-한화(대전), 두산-KIA(광주), NC-롯데(사직)전은 비 때문에 열리지 않았다. 우천 취소된 경기는 이로써 27경기로 늘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3-06-26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