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무슨 음악 듣냐고요? 비밀입니다”

박태환 “무슨 음악 듣냐고요? 비밀입니다”

입력 2010-11-20 00:00
업데이트 2010-11-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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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21.단국대)은 “수영을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낼 때는 모르지만,실패를 맛보면 싫어지고 포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작년에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끝나고 나도 그런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그렇지만 그는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와 200m,400m에서 우승해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3관왕을 차지하고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계영 400m와 800m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출전한 7개 종목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부진을 깨끗이 씻었다.

 박태환은 20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 내 콘퍼런스 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이번 대회 중 빨간색이었던 머리는 다시 노란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박태환은 기자회견 중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그리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를 떠올렸다.

 대청중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로 뽑혀 한국 선수 중 최연소로 꿈의 무대를 밟았던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준비 구령 소리에 물속으로 뛰어들어 부정출발로 실격됐다.

 하지만 그 실수가 지금은 세계수영계를 호령하는 박태환을 만들었다.

 다음은 박태환과 일문일답.

 -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하나? 앞으로 어떤 대회에 나설 것인지? ▲인천 아시안게임은 아직 4년이나 남아 있다.그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이번 대회 경기가 엊그제 끝났다.앞으로의 계획은 휴식을 취한 다음 생각하겠다.지금은 휴식이 가장 필요할 때다.

 - 자유형 100m와 200m,4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1,500m에서는 쑨양(중국)과 기록 차가 너무 컸다.마이클 볼 코치도 200m와 400m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자유형 100m와 200m,400m에서 좋은 기록과 더불어 금메달을 목에 걸어 너무 기분 좋았다.마지막날 1,500m에서도 마무리를 잘하려고 준비해왔는데 개인 최고 기록에도 못 미쳐 아쉬움은 있었다.하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는다.

 1,500m 경기를 시작하면서 전반에는 쑨양과 레이스를 잘 맞춰 나갔는데 쑨양이 너무 빠르더라.최장거리 종목이다 보니 조금씩 떨어지니까 나중에는 너무 많이 떨어지게 되더라.쑨양은 굉장한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마지막 터치 후 쑨양과 내 기록을 보면서 그는 세계적으로도 클 선수라 생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느꼈다.앞으로 종목과 계획은 휴식을 취한 후 정할 생각이다.자유형 1,500m에서는 쑨양 외에도 세계적으로 강한 선수가 많다.기록으로나 체격조건으로 봤을 때 내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이번에는 생각 좀 많이 해봐야 할 것같다.그 선수들보다 내가 스피드가 좋아 200m와 400m에서 스피드를 길러 중점적으로 훈련하다보면 세계 기록 등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향후 더 중점을 둘 생각은 있나.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자유형 200m에서는 마이클 펠프스(미국)에게 뒤져 아쉽게 은메달을 땄는데 나중에 또 대결한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을 1년 동안 준비하면서 많은 고생과 훈련을 했다.200m와 400m 물론 1,500m도 열심히 했고,100m도 뛰려고 스피드를 굉장히 신경 썼다.훈련 성과가 빛을 발한 것 같다.100m에서도 좋은 기록과 더불어 금메달을 따 좋았다.

 앞으로 100m 계획은 휴식을 좀 취하고 계획을 짤 생각이다.자유형 100m는 장거리와 더불어 신체조건이 좋아야 하는 종목이다.나보다도 강력한 선수도 많다.100m에서는 세계적 수준과 아직 거리가 멀다.

 베이징에서 펠프스와 200m를 같이 뛰었는데 둘다 상승세일 때였다.지고 이기고를 떠나 같이 경쟁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경쟁을 통해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이기면 좋겠지만 쉽게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그만큼의 노력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

 - 많은 메달을 땄는데 만족하나.

 ▲만족한다.(웃으면서) 만족 안 하면 웃길 것이다.금메달 하나 따기도 굉장히 힘든데 나는 4년 전과 똑같이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아테네 올림픽 때 좋은 경험을 해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성장하는데 꼭 도움이 되지만은 않는다고 생각한다.아픔과 실수가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 어제 어떻게 지냈나.남은 대회 기간 어떻게 지낼 계획인가.

 ▲간만에 모처럼 휴식을 취했던 하루다 .오전과 오후에 계속 잤다.조금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살 기운이 있었다.여기 남아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한 것이다.다른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남았다.하루에 한 경기씩이라도 가서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응원할 생각이다.

 - 로마 대회 이후 어떤 심정으로 이번 대회 준비했나.

 ▲작년에 세계선수권 끝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수영이라는 종목이 좋은 성적을 낼 때는 다 좋겠지만 누구라도 실패를 맛보면 싫어지고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도 그런 생각이 마음 속에 많았다.그때 아픔을 많이 달래준 분이 부모님과 누나다.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기보다 내 최고 기록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1년 동안 많은 노력과 훈련을 했다.훈련하게 도와준 분이 굉장히 많은데 그 분들이 있어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

 - 경기 전 어떤 음악을 듣나.

 ▲매번 이 질문이 나오는데 알려드릴 수는 없다.경기 전에 듣는 음악은 내 속마음과 똑같다.(웃으면서) 내게 대시하는 사람에게는 알려 주겠다.그냥 신나는 음악을 많이 듣는다.주로 한국 음악이다.

 - 한국에서 휴식 취하면서 하고 싶은 일은.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도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그때도 이야기 했듯이 기분 전환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하고 싶다.집에 빨리 가서 집밥도 먹고 싶다.훈련 준비하면서 식사가 불편한 면이 없지 않았다.어머니가 해주는 밥 먹고 싶다.

 - 장린과 사적으로 교류는 있나.

 ▲따로 교류는 한 적은 없다.대회 때마다 보면 반가이 인사하고 경기를 치른다.이번 대회 100m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 때 중국 기자분이 ‘장린에게 충고나 조언을 했으면 한다’는 질문을 했다.그래서 충고나 지적보다는 ‘나도 작년에 시련을 많이 겪었는데 노력과 훈련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장린도 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다.이번에 긴장과 압박이 컸을 것이다’고 말해줬다.장린이 1,500m 끝나고 시상식 때 고맙다고 하더라.그래서 ‘고마워 할 필요 없다.훈련 열심히 하는 것이 너의 일이다’라고 얘기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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