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유도 중량급 간판 김성범(KRA)은 올해 27살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현역 시절 마지막 도전일 수 있었다. 그동안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그는 병역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아직 군복무를 하지 않았고, 상무에도 지원하지 않은 탓에 열사의 땅에서 금을 캐지 못하면 입대를 해야 할 처지.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다시 도전하려면 ‘금빛 메치기’가 반드시 필요했다.
6일 치러진 아시안게임 유도 100㎏이상급(무제한급) 1회전에서 그는 자칫 뼈에 사무치는 한을 남길 뻔했다. 김성범은 몽골 선수를 상대로 띠잡아돌리기를 구사, 거의 동시에 매트에 쓰러졌으나 심판은 외려 기술을 건 김성범에게 한판패를 선언했다. 전기영 남자대표팀 코치가 강력하게 항의했고 김성범의 한판승으로 번복됐다.
4강전에서 경기 종료 20초 전 유효를 따내 다시 고비를 넘긴 그는 자신보다 약 40㎏이나 체중이 더 나가는 미란 파샨디(이란)와 결승서 맞닥뜨렸다. 파샨디는 규정에 어긋나는 무릎 보호대를 차고 나와 실격이었다. 하지만 보호대를 떼고 경기가 속행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또 김성범은 종료 10초 전 지도를 받았으나 심판진의 판정 번복으로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발뒤축걸기로 유효를 따내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성범은 “그동안 할머니의 기도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했는데 오늘 금메달을 따 기쁘다.”면서 “군대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6-12-07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