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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용 부정행위 일파만파…한국기원, 금속탐지기 동원

AI 이용 부정행위 일파만파…한국기원, 금속탐지기 동원

최병규 기자
입력 2020-01-16 23:26
업데이트 2020-01-1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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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입단대회 선수들 철저히 검색…외부와 연락 가능한 전자장비 색출

‘신의 한 수’를 인공지능(AI)으로 전달받은 프로 입단대회 부정행위가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재발 방지를 위해 한국기원이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한국기원 차영구 홍보팀장은 16일 “오는 22일 끝날 예정인 한국기원 프로 입단대회에서 더이상의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5일 급히 금속탐지기를 구입해 대국에 나서는 선수들을 검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지난 14일 부정행위가 적발된 연구생 출신의 K씨처럼 신체 안에 외부와 은밀히 연락할 수 있는 송·수신기 등을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기원이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자발적인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향후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이러한 부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지난 14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145회 입단대회 본선 64강 두 번째 경기에서 K씨가 대국 중 옷 안에 감춘 전자장비를 심판이 적발했다. K씨는 붕대로 칭칭 싸맨 귀 속에 이이폰을 숨겼는데, 이 밖에 조사 결과 외투 단추에 초소형 카메라를 달고 있었고 옷 안에는 따로 수신기를 감추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행위를 인정한 K씨는 실격 처리됐다.

K씨의 부정행위는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단추에 달린 카메라로 찍힌 바둑판의 상황은 실시간으로 원격 전송돼 K씨가 인터넷 전송으로 알게 된 한 외부인에게 전달됐고, 이 외부인은 AI 프로그램으로 돌려 나온 다음 수를 K씨의 수신기를 통해 이어폰으로 알려줬다. 그러나 부정행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K씨의 이상한 행동에 낌새를 챈 상대 대국자 C씨가 첫 번째 대국이 끝난 뒤 자신의 도장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이를 전달받은 심판이 두 번째 대국 도중 K씨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K씨는 15일 진술서에서 “(부정행위를) 주선해 준 사람과 연락이 두절되고 AI 프로그램 접속에 실패하는 바람에 예선에서는 인공지능 사용에 실패했고, 본선 1회전부터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지금까지 주관한 모든 대회에서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 반입과 소지를 금지해 왔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대국 전 이들을 제출하고 경기가 끝난 뒤 돌려받았다. 만약 휴대나 소지가 발각된 해당자는 몰수패를 당했다.

그러나 나이든 선수들의 경우에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적발되더라도 부정행위의 개연성 여부에 대해 눈감았던 게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관행이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대회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 결과에 예민한 프로 입단대회에서 곪아터진 것이다.

한국기원은 17일 오후 4시 부총재와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운영위원회를 열고 ‘AI 부정행위’의 장본인인 K씨의 사법처리 의뢰를 포함해 이번 사건의 후속조치와 범위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0-01-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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