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천재’ 김행직 생애 첫 월드컵 우승

‘당구 천재’ 김행직 생애 첫 월드컵 우승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7-10 23:34
업데이트 2017-07-11 01: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3쿠션 포르투월드컵 재역전승, 한국인 6번째… 세계 6위 도약

‘될성부른 떡잎’ 김행직(25·전남연맹)이 그토록 바라던 생애 첫 월드컵 제패의 꿈을 이뤘다. 경험이 중요한 덕목인 당구에서 늘 ‘천재’ 소리를 듣던 터다.
‘당구 천재’ 김행직(왼쪽 두 번째)이 1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7 포르투 세계 3쿠션 당구 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하고도 믿기지 않은 듯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 왼쪽 세 번째는 응우옌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고 공동 3위를 차지한 허정한(40·경남연맹). 대한당구연맹 제공
‘당구 천재’ 김행직(왼쪽 두 번째)이 10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7 포르투 세계 3쿠션 당구 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하고도 믿기지 않은 듯 천장을 쳐다보고 있다. 왼쪽 세 번째는 응우옌에게 아쉽게 무릎을 꿇고 공동 3위를 차지한 허정한(40·경남연맹).
대한당구연맹 제공
김행직은 10일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17 3쿠션 포르투월드컵 결승에서 베트남의 간판선수 응우옌 쿠억 응우옌(세계랭킹 14위)을 23이닝 만에 40-34로 물리치고 감격을 안았다. 랭킹 포인트 80점을 쌓아 세계랭킹도 9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로는 고 김경률, 최성원, 강동궁, 조재호, 허정한에 이어 여섯 번째 월드컵 우승자다.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시상대엔 뛰어오르며 넘치는 기쁨을 드러냈다.

집중력이 빼어났다. 초반 9점을 연속 득점하다 중반 상대에게 계속 등을 보여 전반을 18-20으로 역전을 당한 김행직은 후반 상대 하이런을 막으면서 계속 안정적인 득점을 쌓아 결국 재역전했다.

김행직은 전북 익산에서 당구장을 꾸린 아버지 손에 이끌려 세 살 때 처음 큐를 잡았다. 오른손잡이였는데 왼손잡이인 아버지를 따라 훈련을 하다 보니 왼손으로 당구를 하게 됐다.

보통 당구 선수의 기량은 30대 이후 만개하는데 김행직은 중학생 때 이미 국내 성인대회에서 우승하며 도드라졌다. 익산에서 중학교를 마친 뒤 당구부가 창설된 수원 매탄고로 진학해 2007년 스페인 세계주니어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또 2010년 이후 3년 연속 우승해 사상 최초로 대회 4회 제패의 기염을 토했다. 주니어 시절 네 차례 세계 챔프를 차지했지만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선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번 생애 첫 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당구계를 평정할 기반을 닦았다.

한국체대의 구애를 마다하고 3쿠션의 본고장 유럽으로 떠나 2010년 독일 호스터에크 팀에 들어갔다. 2년 전에는 강원 양구에서 열린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선수권 3쿠션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최연소 랭킹 1위로 이름을 올렸다. 12년 전 만 25세로 랭킹 1위를 차지한 고 김경률보다 두 살 빨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07-11 26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