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라도 결승선까지” 런던마라톤 감동 안긴 둘 함께 뛴다

“걸어서라도 결승선까지” 런던마라톤 감동 안긴 둘 함께 뛴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5-09 09:18
업데이트 2017-05-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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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 다리(jelly legs)’는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흐느적거리듯 결승선에 들어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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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리스(왼쪽)가 지난달 런던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다리가 풀려 힘들어 하는 데이비드 와이어스를 부축하며 걸어서라도 함께 가자고 독려하고 있다. 둘은 오는 28일 그레이터 맨체스터 마라톤에 나란히 출전해 우정의 레이스를 펼친다.  BBC 동영상 캡처
매튜 리스(왼쪽)가 지난달 런던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다리가 풀려 힘들어 하는 데이비드 와이어스를 부축하며 걸어서라도 함께 가자고 독려하고 있다. 둘은 오는 28일 그레이터 맨체스터 마라톤에 나란히 출전해 우정의 레이스를 펼친다.
BBC 동영상 캡처
지난 4월 영국 런던마라톤 마스터스 부문에 출전했던 데이비드 와이어스가 그랬다. 맨체스터 근처 촐튼 출신인 그는 결승선 300m를 앞두고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탈진했다.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그를 적지 않은 마라토너들이 지나쳤다. 남을 돕는 것도 좋지만 내 기록을 단축하겠다는 욕심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웨일스의 스완지시티 출신 매튜 리스는 달랐다. 그는 와이어스의 오른 어깨를 부축하고 감독요원이 달려와 왼쪽 어깨를 부축할 때까지 결승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걸어서라도 완주하자고 독려했다. 그렇게 함께 걸어 결승선을 넘었다. 이 바람에 2시간52분26초에 결승선을 통과해 리스의 순위는 많이 처져 986위에 그쳤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자신의 기록을 확인했다. ‘언더 3’를 확인한 그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와이어스의 손을 맞잡으며 쾌유를 기원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장면을 선사한 둘이 오는 28일(현지시간) BBC 원채널이 생중계하는 그레이터 맨체스터 마라톤 10㎞에 나란히 출전해 우정의 레이스를 펼친다. 리스는 “데이비드와 더 행복한 여건에서 다시 만나게 돼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런던마라톤에 출전하기 전에는 서로 모르던 사이였으나 그 뒤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우정을 나눴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손을 내밀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결승선 근처에 있던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 등과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그의 행동에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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