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돌아오자 6연패 탈출
이경은
KDB생명의 가드 이경은(27)은 여자프로농구연맹(WKBL) 현역 선수 중 언니 축에 든다. 발가락 부상으로 빠져 있던 그가 18일 만에 성치 않은 몸으로 돌아와 지난 21일 하나외환을 상대했다.
안세환 감독은 “완전히 낫지 않은 데다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선발로 내보내지는 않는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종천 하나외환 감독은 “몸이 정상일 리는 없지만 득점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막겠다”고 다짐했다.
2쿼터 초반 이경은이 코트에 들어서자 하나외환은 엘리사 토마스 대신 수비력을 갖춘 오디세이 심스로 교체했다. 그러나 이경은은 심스의 밀착 마크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고 파워 넘치는 드라이브인으로 수비를 헤집었다. 이경은을 제대로 막지 못하자 하나외환은 심스 대신 다시 토마스를 집어넣었고, 그 뒤에는 선일여고 8년 후배인 신지현이 상대했지만 언니를 당해 내지 못했다.
이경은은 27분26초를 뛰며 13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밸런스가 많이 깨졌다”는 말처럼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불타는 공격 본능과 카리스마는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고, KDB생명이 접전 끝에 87-85로 이기는 데 큰 힘이 됐다. 안세환 감독은 “그동안 잘 싸우고도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경은이가 있었다면 두세 경기는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DB생명은 이경은의 가세로 4라운드 반격을 노려 보게 됐다. 리그 최장신 린제이 테일러(203㎝)와 한채진, 신정자 등의 공격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2014-12-23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