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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돋보기]외국인선수 스트라이크존 따로 있을까?

[스포츠 돋보기]외국인선수 스트라이크존 따로 있을까?

입력 2010-09-15 00:00
업데이트 2010-09-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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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사태로 본 해묵은 논란

사실 익숙한 광경이다. 롯데 카림 가르시아가 처음이 아니다. 댄 로마이어(전 한화)-타이론 우즈(전 두산)-펠릭스 호세(전 롯데)-클리프 브룸바(전 넥센)는 모두 비슷한 얘기를 했다. 표현은 달라도 핵심은 같다. “심판들이 외국인 선수를 차별한다.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진다.” 항의하고 충돌했다. 분에 못 이기는 장면도 여러 차례 보여 줬다.

반응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야구를 무시한다.”는 거다. 자주 나오는 일반론이다. 이번 가르시아 논란 때도 어김없이 이 얘기가 나왔다. 두 번째는 “미국 스트라이크존과 한국 존이 달라서 생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국 존에 적응이 덜된 외국인 선수들의 피해의식이라는 얘기다. 둘 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실제 야구인들의 얘기를 들어 보자. 한 구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 “야구는 밀리미터 싸움이다. 잡아 줘도 되고 안 잡아 줘도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런 게 몇 번 쌓이면 불신이 생긴다. 불신이 생기면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평생 야구만 하면서 살아온 선수들이다. 외국인 선수들도 단순 오심과 편파판정은 구분해낼 수 있다.”고 했다. 의미심장하다. 특정 선수가 계속 같은 불만을 토로한다면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정서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국내 선수와 달리 자꾸 항의하고 반발하면 오히려 빡빡하게 존을 적용할 수 있다. 그러면 선수는 더 반발하고…. 악순환이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은 가상의 공간이다. 심판에 따라 적용범위가 조금씩 달라진다. 외곽을 살짝 걸치고 들어오는 공이면 판정이 흔들릴 수도 있다. 사람이 하는 스포츠의 당연한 오차 범위다. 문제는 그게 차별 없이 적용되느냐다. 심판들은 “일절 흔들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선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들 답한다. 뭐가 진실일까.

명확하게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이제 기준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들과 심판 사이 판정시비는 현실이다. 그것도 십수년 된 해묵은 논란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의 판정 복기나 검증도 검토해볼 만하다. 매번 “문화가 달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두루뭉술 넘어갈 순 없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09-1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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