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전 선제골로 맨유 결승행 이끌어… 퍼거슨 “실망시키지 않을것” 중용 시사
“박(Park)이 아스널 심장을 찢어놓았다.”6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심장 2개를 지닌 사나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얘기다. 지난해 모스크바로 날아가고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던 아쉬움이 그득하다.
퍼거슨 감독은 4-5-1 포메이션으로 철벽을 쌓았다. 오른쪽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짝을 맞춰 왼쪽 날개를 맡은 박지성은 90분 동안 두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0.8㎞를 뛰며 퍼거슨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박지성은 전반 8분 큰 일을 냈다. 호날두가 페널티 지역 왼쪽을 치고 들어가 가운데로 찔러준 공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네트를 흔들었다. 아스널 수비수 키어런 깁스가 미끄러지면서 손까지 써가며 막으려 하자, 그의 몸을 뛰어넘어 역시 미끄러지며 골키퍼 마누엘 알무니아를 살짝 제치는 재치 만점의 슈팅을 때렸다. 5만 6860여명의 아스널 홈팬들은 숨을 죽였으며, 3000명 남짓한 맨유 팬들은 박지성 응원가를 소리높여 불렀다.
박지성은 전반 11분 37.5m짜리 프리킥 골(두 번째 득점)을 뽑은 호날두가 3-0으로 달아나는 골을 터뜨릴 때도 거들었다. 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센터서클로 공을 몰다 왼쪽 측면으로 치닫던 웨인 루니에게 연결했고, 루니는 다시 중앙으로 넘겨 달려들던 호날두가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맨유는 후반 31분 대런 플레처의 반칙 퇴장과 함께 로빈 판 페르시에게 골을 내주며 10-11로 싸우는 위기도 맞았지만 수비까지 도맡은 박지성의 분투로 승리를 지켰다. 박지성은 이로써 생애 두 번째 챔스리그 골과 함께 결승에서 뛸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그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시절이던 2005년 5월5일 AC밀란과의 4강 2차전(홈 3-1 승)에서 대회 첫 골을 넣었다. 하지만 에인트호벤은 1차전 원정 0-2 패배를 넘지 못해 결승행에 실패했다.
박지성은 지난 2일 미들즈브러전(2-0 승)에 이어 2연속 골로 시즌 4호이자 2005년 7월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12골째를 낚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 대해 “호날두와 함께 초반 10분 남짓한 사이에 일찌감치 터뜨린 득점포가 아스널엔 치명적이었다.”며 평점 9를 매겼다. 호날두는 8.9점, 루니는 7.9점을 받았다. 맨체스터 Key103 방송은 “박지성의 골이 1430㎞ 떨어진 로마로 가는 길을 뚫었다. 2경기에서 잇따라 엄청난 골 마무리를 보여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전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09-05-07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