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듯한 것들은 모두 잘려나가고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프로배구 V-리그 삼성화재에서도 8년간 벤치멤버의 설움을 곱씹었던 레프트 손재홍(29)이 위기의 순간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손재홍은 11일 맞수 현대캐피탈과의 대전 안방경기에서 승부의 최대 고비였던 3세트에 출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의 고비 때마다 7점을 코트에 꽂아댔다. 손재홍은 끌려가던 4세트에서도 현대에 찬물을 끼얹는 서브에이스 2개를 터뜨려 3-1 승리를 견인했다.53.33%의 순도높은 공격성공률. 전날 LG화재에 0-3으로 2년여 만에 완패를 당한 삼성으로서는 손재홍의 활약으로 1996년 창단 이후 첫 연패의 위기에서 빠져나온 것.
부산 동아공고-홍익대를 거쳐 98년 입단한 고참 손재홍은 당대 최고의 쌍포 김세진(31)과 신진식(30)에 가려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이후에도 장병철(29), 이형두(25)에 밀려나며 벤치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우세진-좌진식’ 쌍포가 부상으로 일제히 빠진 올시즌 고비 때마다 출전,48.15%의 알토란같은 공격성공률로 17득점을 올려 모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레프트 공격수로서는 상대적으로 단신(186㎝)인 손재홍은 시간차 공격과 C속공 등으로 단점을 극복해냈다.
신치용 감독은 “조커로 투입한 손재홍 때문에 현대를 잡을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재홍 역시 “창단 후 첫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면서 “비록 백업 멤버지만 팀의 10년 연속 정상을 위해 온힘을 다할 것”이라며 팀 승리를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5-12-13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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