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미세플라스틱… 병원균 옮겨 인간 위협

공포의 미세플라스틱… 병원균 옮겨 인간 위협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2-05-08 17:28
수정 2022-05-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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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섬유 조각에 파란색 생체막이 감싸고 있다. 여기에 고양이 배설물에 포함된 독소균인 ‘톡소포자충’(파란색 점), 편모충증을 일으키는 ‘지알디아’(녹색 점)가 붙어 있다. UC데이비스 제공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섬유 조각에 파란색 생체막이 감싸고 있다. 여기에 고양이 배설물에 포함된 독소균인 ‘톡소포자충’(파란색 점), 편모충증을 일으키는 ‘지알디아’(녹색 점)가 붙어 있다.
UC데이비스 제공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폐기물과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수의과학대, 보데가 해양연구소, 네브래스카대 수의대, 캐나다 토론토대 진화생물·생태학과 공동 연구팀은 육지에 있는 병원균들이 미세플라스틱을 타고 바다로 이동해 해양생태계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고 8일 밝혔다.

●병원균을 바다로 전달하는 매개체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이 연구에는 UC데이비스 수의학과에서 해양생태계 내 미생물과 병원균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한국인 과학자 김민지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균들을 바다로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환경·동물·인간에게 심각한 피해”

연구팀은 신경정신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기생충 톡소포자충(톡소플라스마 곤디), 호흡장애나 위장염을 일으키는 크립토스포리디움, 설사나 담낭염이 일어나게 하는 지알디아 등 인수공통감염병 원인균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팀은 원형 미세플라스틱과 선형 미세섬유를 분석한 결과 모두 육지 병원균을 바다로 옮길 수 있으며, 특히 미세섬유에 병원균들이 더 많이 붙어 이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캐런 샤피로 UC데이비스 교수는 “병원균이 미세플라스틱을 ‘히치하이킹’해서 도저히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곳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미세플라스틱은 환경, 야생동물, 인간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2022-05-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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