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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까지 빨아들이고 내뱉는 블랙홀의 흡입과정 첫 촬영

빛까지 빨아들이고 내뱉는 블랙홀의 흡입과정 첫 촬영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1-03-24 20:48
업데이트 2021-03-2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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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세계 65개 공동연구팀 규명

처녀자리은하단 ‘M87’ 편광 현상 관측
블랙홀 주변 자기장이 물질 유입·방출
나머지는 나선운동하며 빨려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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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 가장자리에 빛이 특정 방향으로 휘돌아 들어가는(편광) 모습. 2019년 관측 당시에는 편광선이 관찰되지 않았다. 나선형의 밝은 선들은 M87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물질을 블랙홀 중심으로 빨아들인다는 것을 알려 준다.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제공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 가장자리에 빛이 특정 방향으로 휘돌아 들어가는(편광) 모습. 2019년 관측 당시에는 편광선이 관찰되지 않았다. 나선형의 밝은 선들은 M87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물질을 블랙홀 중심으로 빨아들인다는 것을 알려 준다.
사건지평선망원경(EHT) 제공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65개 연구기관 과학자들이 참여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 프로젝트 국제공동연구팀이 초대형 블랙홀의 편광 현상을 최초로 관측하고 고해상도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론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블랙홀이 빛을 포함한 물질을 빨아들이고 또 내뱉는 과정을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24일자에 2편의 논문으로 실렸다.

EHT 연구팀은 약 2년 전인 2019년 4월 10일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은하단에 속한 M87 블랙홀 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연구팀은 M87에 대한 지속적 관측과 분석을 통해 블랙홀 주변의 빛이 편광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편광은 빛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해 꺾여 나가는 것을 말한다.

블랙홀은 빛조차 빠져나갈 수 없게 강력한 중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기도 하고 방출하기도 한다. 운 좋게 블랙홀 중력에서 벗어난 물질은 블랙홀 위아래 방향으로 강력하게 분출되는 제트라는 형태로 멀리까지 날아가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블랙홀에서 만들어지는 제트가 어떻게 은하 크기보다 더 크게 형성되는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편광 현상을 관측하면 블랙홀 외곽에서 물질의 유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관측으로 M87 블랙홀 가장자리에는 예상보다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블랙홀 주변 자기장이 물질의 유입과 방출을 일으킨다는 것을 상세하게 관측하게 됐다.

연구 책임자인 제이슨 덱스터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교수는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을 이기고 제트 형태로 날아가지만 나머지는 자기장에 끌려 나선운동을 하며 빨려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3-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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