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로 진행된 이혼소송 첫 재판
노, 최 회장 SK 지분 중 42.29% 요구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0.4.7
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 전연숙)는 7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을 비공개로 열었다. 지난해 12월 노 관장이 최 회장 측에 맞소송을 제기한 뒤 처음 열리는 재판이다.
앞서 최 회장은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가 있다’고 공개하며 이혼 의사를 밝혔다.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을 신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듬해 서울가정법원에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4차례에 걸쳐 변론기일이 진행됐으나 노 관장이 지난해 12월 반소를 제기하며 사건이 단독재판부에서 합의부로 옮겨졌다.
당초 이혼 불가 의사를 견지했던 노 관장이 반소를 제기하면서 두 사람의 소송은 이혼 여부가 아닌 재산 분할로 쟁점이 옮겨 갔다. 노 관장은 이혼 조건으로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29%를 분할하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SK 주식 1297만주(18.44%)를 보유하고 있고, 이 지분 중 42.29%를 최근 시세로 환산하면 9000억원이 넘는다.
현재 SK 주식을 0.01%만 보유하고 있는 노 관장이 요구한 만큼의 주식을 분할받으면 사실상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벌인 이혼소송에서 임 전 고문 측은 1조 2000억원의 재산 분할을 요구했으나 재판부가 141억원만을 인정한 사례에 비춰 봤을 때 노 관장이 요구 지분을 모두 얻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은 부부가 결혼한 뒤 함께 일군 공동재산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최 회장 측은 향후 재판에서 선대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아 그룹을 일궜다는 논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20-04-08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