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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생이 급감하자 기업형 성매매가 늘어난다?

사법연수생이 급감하자 기업형 성매매가 늘어난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17-01-09 15:39
업데이트 2017-01-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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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생이 급감하니 기업형 성매매가 늘어난다?

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2002년 일산동구에 사법연수원이 개원하면서 연수원생들이 주로 근처 오피스텔을 얻어 생활해왔다. 연수원은 2년 과정이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연수원생이 급감했다.

사법시험으로 선발하는 연수원 입소자 수는 2011년 42기 974명에서 지난해(47기) 161명으로 급감했다. 임대수요가 연간 2000여명에서 300명대로 크게 감소해 연수원 근처 오피스텔 공실률도 급격하게 높아졌다.

이 틈을 노려 기업형 성매매 업자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형 성매매 업자들은 임대료가 떨어진 오피스텔을 단기간에 대거 확보해 윤락장소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연수원 근처 전용면적 30㎡ 전후 오피스텔 임대료는 5년 전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같은 지역 아파트 임대료가 40% 전후 오른 것과 대비된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부장 송연규)는 이날 사업연수원 근처에서 오피스텔을 대거 빌려 기업형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업주 A(39)씨 등 9명을 성매매 알선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종업원 등 2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범죄수익 38억 2300만원 환수절차도 밟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일산지역 오피스텔 27개를 빌려 성매매업소를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부동산중개업자 소개로 오피스텔을 빌린 뒤 인터넷에 낸 성매매 광고를 보고 예약한 남성들을 오피스텔에 입장시켜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일반 상가에 차린 성매매 업소는 임대료가 비싼데다 남성들이 출입을 꺼린다는 이유로 오피스텔을 성매매 장소로 사용해왔다. 오피스텔 호실, 대포폰 번호, 인터넷 광고내용을 수시로 바꾸면서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고 성매매로 얻은 범죄수익은 금은괴로 바꿔 보관해왔다.

또다른 성매매업주 B(55·여)씨는 7층짜리 건물주로,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일명 ‘바지사장’을 내세워 영업하다 계좌거래내역을 추적한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동산정보 전문 제공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1년 12월 일산 사법연수원이 개원한 직후인 2002년 1월 일산 백석동과 장항동 일대 오피스텔 전세가는 전월 대비 평균 9.3% 상승했다. 이 지역 오피스텔의 월세 임대료도 전월 대비 평균 4% 상승해 서울 및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서모(56·여)씨는 “사법연수원 입주가 시작된 후 10년 동안은 주변 오피스텔에 대한 임대 수요가 꾸준히 늘었으나 2012년부터 사업연수원생이 급감하면서 공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2012년부터 사업연수생 수가 급감하면서 공실이 증가하자 다수의 오피스텔을 빌려 윤락업소로 운영하는 기업형 성매매 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지역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10대 청소년 출입이 잦은 라페스타나 웨스턴 돔 일대 길거리에서 오피스텔 성매매 광고물을 쉽게 볼 수 있어 지난 4개월간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개업자들이 전세를 얻어서 단기 월세로 성매매 업주에게 전대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연도별 사법연수원생 입소 현황

41기(2010년) 986명

42기(2011년) 974명

43기(2012년) 723명

44기(2013년) 509명

45기(2014년) 298명

46기(2015년) 221명

47기(2016년) 16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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